남현희-전청조 커플의 말로 ‘자격정지·중형’ 배드엔딩[종합]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전 펜싱국가대표 남현희와 전청조의 말로가 결정됐다.
남현희는 서울시체육회로부터 ‘지도자 자격 정지 7년’ 중징계를 받았다. 본인이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에서 미성년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범죄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고, 동업자 전청조 피해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하지 않는 등 명예훼손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인해서다.
남현희는 지난 6월 서울펜싱협회가 의결한 ‘제명’ 결정에 불복했고 이번 의결은 남현희가 재심을 신청한 데 대한 최종 결정이다. 징계 효력 기간은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2031년 8월 21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남현희는 지도자 활동을 할 수 없다.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피해자는 2명이다. 가해 코치는 개인지도를 핑계로 미성년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강제추행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해했다. 또 다른 미성년 피해자는 7개월 동안 성폭행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가해 코치는 지난해 7월 숨진 채 발견됐고 수사는 그대로 종결됐다.
남현희는 해당 코치의 범행을 알고도 제대로된 수습 없이 묵인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현희는 당시 연인이었던 전청조와 함께 2022년 12월 학부모간담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성폭력 의혹을 이미 들었지만 피해 학생의 주장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민체육진흥법과 문화체육관광부령 진흥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 소속 지도자뿐 아니라 사설 학원 운영자는 체육계 인권 침해·비리나 의심 정황을 인지했다면 스포츠윤리센터 혹은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한다.
결국 간담회가 진행된 뒤 경찰 신고가 되기까지 피해 학생들의 피해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전청조는 아직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피해 학생의 실명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거론했다.
남현희의 전 연인 전청조는 재벌 3세를 사칭해 약 30억원의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남현희 조카를 폭행하고 3억원대 사기를 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앞서 전청조는 제벌 3세로 행세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수강생과 지인 27명에게 3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전청조의 사기행각 과정이 알려지자 당시 연인 남현희의 공모 의혹도 불거졌으나 남현희는 전청조를 고소하며 이를 부인했다. 남현희는 피해자들로부터 피고발됐지만 무혐의로 수사가 결론났다.
이외에도 전청조는 지난해 8월 31일 남현희 조카 엉덩이 부위를 1m 가량 어린이 골프채 손잡이 부분으로 10여 차례 때린 혐의와 데이트앱으로 만난 남성 4명에게 여성 승마선수 행세를 하며 결혼·교제를 빙자하고 대회 참가비를 빌려달라며 약 2억3000만원을 뜯어내는 등 3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도 추가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 김병철 부장판사는 지난 2월 24일 전청조에게 징역 12년형의 중형을 선고하며 “이 사건을 접하면서 가슴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의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간의 탐욕,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이 사건이 될 수 있었다면 하는 씁쓸한 소회가 든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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