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 안 사겠다”면서도 “전동화는 대세”…전기차를 보는 소비자들의 ‘복잡한’ 심경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전기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여파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올라갔다. 그런데도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필연적 수순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최근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20~59세 남녀 500명에게 ‘전기차 인식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6%는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고 5일 밝혔다.
구매 의향을 물어보자 소비자들은 더 완강한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화재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9.3%에 불과했다. 55.7%는 “일시적 또는 앞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전기차 대신 구매 가능한 차량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지목한 비중이 43.6%에 달했다. 가솔린 차량을 선택한 비중도 35.4%에 이르렀다.
다만 장기적으로 기간을 넓히면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았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대세라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적절한 전기차 구매 시점을 묻자 70.6%의 응답자가 ‘3~5년 이내’와 ‘5년 이후’를 선택했다. 시기와 상관없이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0% 남짓에 그쳤다.
배터리 생산국에 따른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산이 압도적인 수치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응답자의 46.6%가 ‘국산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수입산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3.6%였다. ‘둘 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도 43.6%나 됐다.
정인국 케이카 대표는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며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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