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100주년 맞은 IFA는 AI 진검 승부 전쟁터…'모두를 위한 혁신' 겨룬다
'모두를 위한 혁신' 주제로 격돌
LG, 생성형AI 탑재 홈허브 공개
삼성은 스마트싱스 허브로 맞불
유럽형 고효율 에너지 가전 주목
올해 100주년을 맞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4'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스마트폰, 개인용컴퓨터(PC), 가전 등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설루션을 접목한 제품들이 혁신을 열쇳말 삼아 겨룬다.
IFA는 6~10일 독일 베를린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서 IFA 2024를 연다고 5일 밝혔다. 100년 전 독일 정부가 당시 뉴미디어로 주목받던 라디오의 혁신적 기술을 세계에 알리려 기획한 '베를린 국제 라디오전시회(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는 이제 가전·IT 분야 기업들이 '모두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ll)'을 겨루는 전 세계 대표 전시회가 됐다. 올해도 139개 나라 2,20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IFA는 이번 행사의 5대 주제로 ①AI ②지속가능성 ③연결성 ④피트니스 및 디지털 건강 ⑤콘텐츠 제작을 제시했다. 이 중 핵심은 AI다. 지난해 IFA 2023은 챗GPT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열려 가전 기업들이 AI가 변화시킬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AI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인 기업들이 AI를 결합한 성과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삼성·LG, AI 홈 기술 정면승부 예고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홈' 관련 기술력을 적극 알릴 것으로 전망된다. AI 홈은 AI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생활 방식을 파악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규모인 6,017㎡(약 1,820평)의 공간을 마련해 스마트싱스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 삼성전자의 AI TV를 활용해 여러 가전을 연결하는 AI 홈 기술이 핵심이다. TV에 내장된 스마트싱스 허브로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것. 또한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제품에 적용된 음성 비서 '빅스비'를 자연어 기반으로 맥락을 이해하고 답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해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목소리나 위치를 인식해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Voice) ID', '앰비언트 센싱(Ambient Sensing)' 기능도 이번에 처음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AI TV를 허브로 활용한다면 LG전자는 생성형 AI를 담은 AI 홈 허브 '씽큐 온'을 선보인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AI 칩 'DQ-X'가 탑재된 씽큐 온은 와이파이로 가전 기기를 연결해 사용자에 맞춰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집 안 환경, 가전과 기기들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고객과 대화하면서 상황을 판단해 각종 기기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AI 홈 설루션의 뿌리가 되는 'AI 코어테크(핵심 기술력)'도 선보인다. 모터나 컴프레서 등 하드웨어 기술력에 AI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과 제품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또한 LG전자가 7월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과 AI 가전을 결합한 'AI 홈' 청사진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맞춤형 '고효율 에너지' 신제품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와 에너지 수급난에 따른 에너지 관리가 가장 민감한 현안이다. 각 나라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도 추진하고 있어 고효율 가전은 필수품이 되는 추세다. 유럽 가전 기업 밀레가 단일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전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무선 스틱 청소기 공개를 예고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유럽 환경 규제에 부응하는 친환경·고효율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가전업체 추격, 한국 스타트업 활약도 주목
차별화된 AI 기능 공개를 예고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혔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중국은 미·중 갈등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올해도 IFA를 글로벌 시장 공략 무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1,300개 넘는 중국 업체가 출격을 예고했다. 특히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TCL이나 하이얼 등이 초대형이나 AI TV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신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스타트업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IFA가 차세대 기술을 집중 조명하는 스타트업 플랫폼 'IFA 넥스트'의 혁신 파트너로 한국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IFA 넥스트에서 한국관을 자체 운영하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 IoT, 지속가능성, 가전 등에서 잠재력이 높은 20개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IFA는 미국 CES,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힐 만큼 영향력 있는 IT 이벤트"라며 "이번 기회가 국내 선도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유럽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베를린=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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