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AI로 대화하는 상상···100주년 독일 전시회서 현실이 된다[IFA 2024]
‘모두를 위한 혁신’. 이를 주제로 올해 100년을 맞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가 오는 6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 전시에서 단연 눈에 띄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연결성’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가전을 하나로 잇는 ‘AI 홈’을 전면에 내세웠다.
LG전자 부스에선 AI가 바꾸는 일상의 모습을 담아낸 30m 길이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가 관람객을 맞는다. AI 홈의 중심에는 LG전자가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LG 씽큐 온’이 있다.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항상 고객과 이어주는 허브 역할을 한다.
“오늘 일정이 어떻게 돼?” 이용자의 질문을 들은 씽큐 온이 일정을 확인해 “오전 10시에 테니스 강습이 예정돼 있어요”라고 답변을 준다. 실시간 교통 상황을 확인해 예상 소요 시간을 알려주고, 원하면 택시도 호출해준다. 운동이 끝날 때쯤 세탁기 코스를 미리 설정해 놓은 ‘기능성 의류’로 알아서 바꿔주기도 한다. 가전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탑재해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AI 홈 덕분에 늘어난 여가 시간에는 전용 카메라가 탑재된 LG 스마트 TV로 홈트레이닝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AI가 사용자의 운동 모션을 분석해 올바른 자세를 돕는다.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움직이는 ‘이동형 AI홈 허브(Q9)’가 아이의 생활 습관에 맞게 등의 밝기를 조절하고,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레이더 센서가 탑재된 AI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반려동물 동선을 고려해 풍향과 온도·습도까지 바꿔준다. AI로 새롭게 그려내는 일상의 풍경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규모인 6017㎡(약 1820평)의 공간을 마련하고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 싱스’를 기반으로 한 AI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올해 인수한 지 10년이 되는 스마트 싱스는 가입자 3억5000만명의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AI 홈의 중심은 AI TV이다. 삼성전자는 AI TV가 지휘 본부 역할을 맡아 여러 가전을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그레이드된 음성 비서 ‘빅스비’가 자연어 기반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수행해준다. 3D 맵뷰를 통해서는 집안 곳곳에 연결된 기기 상태를 대화면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가전 역시 빅스비 덕분에 더욱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의 목소리나 위치를 인식해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 ‘앰비언트 센싱’ 기능도 처음 공개한다. 보이스 ID는 목소리로 개별 사용자를 인식해 개인 일정, 관심사,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나 지금 출근할 거야. 오후 6시까지 집안일 끝내 줘”, “저녁 식사로 뭘 해 먹으면 좋을까?” 같은 개인화된 명령과 질문에도 기기가 사용자의 성향과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앰비언트 센싱은 센서를 활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다.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가전의 스크린을 활성화하거나 로봇청소기를 사용자가 있는 위치로 옮겨 음성 알람을 해주는 일이 가능하다. 이들 기능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IFA에는 139개국 2200개 이상의 업체와 관련 단체가 참가한다. 행사 기간 18만20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가 상반기 정보기술(IT)·가전업계의 최신 동향을 보여준다면, IFA는 하반기 흐름을 짚으며 내년 트렌드까지 제시하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KT, 바디프랜드, 쿠쿠전자, 앳홈, 한국무역협회 등 127개 기업 및 단체가 참가해 존재감을 알린다. 올해 한국은 스타트업을 집중 조명하는 ‘IFA 넥스트’의 혁신 파트너 국가로 선정돼 한국관도 자체 운영한다.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여개 업체가 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를린 |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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