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 제2공항 추진 공식 확정.. 입지 발표 9년만

제주방송 이효형 2024. 9.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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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2공항 사업 기본계획 내일 고시 '법적 확정'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입지 발표 이후 9년만
하반기 설계 착수 예정.. 환경영향평가 후속 절차 진행
드디어 온 '제주도의 시간'.. 갈등 출구전략 나올까
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수년 동안 제주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혀온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입지 발표 9년 만에 법적으로 공식 확정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을 내일(6일) 고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10일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힌지 약 9년 만입니다.

국책사업에서 사업 고시는 정부나 관련 기관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사업 추진에 있어 계획 수준이 아닌 법적 효력을 갖고 고시에 근거해 진행됩니다. 이전과 다른 무게감을 지니게 되는 겁니다.

2단계 사업이 포함된 제주 제2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기본계획에서 고시된 제2공항 면적은 551만㎡로 4조 대에서 7조 가까이 들쭉날쭉했던 총 사업비는 5조 4,500억 원으로 정리됐습니다.

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국토부에선 예산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며 기획재정부 협의 과정에서도 주차장 면수 등 일부만 변경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주요 시설로는 폭 45m 길이 3,200m의 활주로 1개와 항공기 28대가 있을 수 있는 계류장을 비롯해 11만 8,000㎡ 규모의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6,000㎡), 교통센터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현재 계획을 통해 1년에 처리할 수 있는 여객 규모는 1,690만 명으로 잡았지만, 앞으로 1년에 1,992만 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2단계 확장 사업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제주 제2공항 개요도 (국토교통부 제공)


이번 사업에는 앞으로 확장할 사업의 부지 조성까지 포함했으며, 확장 사업에선 공항개발사업 외에도 민자를 통한 문화와 상업시설,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이 검토됩니다.

사업 단계를 1·2단계로 나눈 것과 관련해 국토부는 핵심 시설을 먼저 건설하고 추가 필요한 부분은 제주와 협의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다른 지역 공항 사업과 달리 제주 제2공항은 착공 시기를 예정하고 있지 않은데, 이 역시 찬반으로 갈린 도민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잠정적인 개항 시점은 착공 후 5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국토부는 제2공항 개항으로 기존 제주공항의 포화 상태 해소는 물론,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교통서비스 제공을 통해 앞으로 늘어날 항공수요를 처리하고, 제주지역 관광객 증가와 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설계 계획은 하반기에 착수되며, 여기에는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조치도 포함됩니다.

제2공항 사업이 정부에 의해 공식 확정됐지만 모든 쟁점이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제주에서 추진되는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자치도와 협의토록 돼 있고, 협의 내용은 최종적으로 제주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각종 인허가도 제주자치도 차원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지역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으로, 오영훈 제주자치도지사가 공공연히 밝혀왔던 '제주도의 시간'이 온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경영향평가 전 단계인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에서 맡아왔는데, 이 전략단계조차 상당한 진통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환경문제들을 고민하다 지난 2021년 7월 보완내용 미흡으로 최종 반려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이후 국토부의 재협의 요청에 결국 동의 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제2공항과 관련한 조류 서식지 조사가 진행 중인 모습


이게 지난해 3월의 일로 당시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를 국토부에 통보했는데, 사실상 '조건부 동의'로 입지타당성과 계획의 적정성 등 사업 대부분에 있어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풀리지 않은 쟁점인 조류 보호와 숨골 대책 등에 대해선 제주자치도와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논의하라 덧붙였습니다.

국토부 역시 찬반 여론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의 소통을 통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민감한 내용은 직접적으로 건들지 않고 사실상 공을 넘긴 셈으로, 그동안 정부 부처 사이에서 벌어졌던 논쟁의 무대가 다시금 최종적으로 제주도로 옮겨오게 됐습니다.


정부와 정치권 안팎에선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도의회 표결에 부쳐지기까진 2년여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다음 지방선거 시기와 맞물리게 되면서 또다시 선거 이슈를 제2공항이 뒤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반대단체인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도민 결정권 확보를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로 오늘(5일) 오후 2시 제주자치도청 앞에서 기자화견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찬성단체인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는 도민회의 기자회견 1시간 뒤인 오후 3시 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고시에 대한 환영 성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다가올 '제주도의 시간'에서 핵심 열쇠를 쥔 제주자치도는 잠시 뒤 이번 고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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