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활용 가능, 이 말에 속아 계약”…집단 소송 줄잇는 ‘생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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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생숙) 시행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늘고 있다.
생숙 계약자 중 상당수가 생숙을 주거시설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 규제로 인해 준공 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수천만원의 이행 강제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이자 사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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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관련 인원 3000여명
2021년 도입 당시 높은 인기 구가
‘거주불가’ 규제 이후 천덕꾸러기 전락
생숙 계약자 중 상당수가 생숙을 주거시설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 규제로 인해 준공 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수천만원의 이행 강제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이자 사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계약들은 분양 잔금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한국레지던스연합회가 추산하는 전국 기준 생숙 집단소송은 최소 50여건, 관련 소송 인원만 3000여명에 달한다. 서울 중구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 경기 안산시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테라스’ 등 올해와 내년 입주를 앞둔 단지들이 대다수다.
생숙은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동시에 받는 주택이다. 2012년 외국인 등 장기투숙 수요에 맞춰 취사 설비를 갖춘 숙박시설로 도입됐지만, 전입신고를 할 수 있고 특별한 규제도 없어 사실상 주택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았다.
도입 당시인 2020~2021년 풍부한 유동성과 아파트 공급 부족이 겹치며 집값이 크게 오른 시기여서 실수요자는 물론,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까지 생숙에 몰리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투기 조짐이 불자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의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공시가격의 10%에 달하는 이행 강제금을 매년 부과하기로 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다.
생숙 거주자들은 이행강제금을 내고 계속 거주하던지, 퇴거한 후 숙박시설로 영업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기존 생숙을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생숙 소유주들은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면 건축기준을 맞춰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이행강제금 부과를 올해 말까지 유예했다. 하지만 주거용으로 사용이 막히면서 레지던스의 몸값은 크게 떨어졌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대출 받기가 어려워 지면서 수분양자들의 부담은 커졌고 생숙 소송 증가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일부 생숙 분양 계약자들은 “시행사가 주거용으로 활용 가능하다며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소송을 통해 계약 취소나 분양가 할인,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급자인 시행사들은 “계약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계약자와 소송 중인 한 시행사 관계자는 “계약 당시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확인서를 받아놓았다”면서 “특정 법무법인이 승소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소송인을 모집해 수임료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숙을 둘러싼 소송전이 확산할 경우 건설업계에 후폭풍이 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행사는 잔금 등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 시공사 역시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부담도 질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생숙 사업장에 수천억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스) 담보를 제공했는데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지고 준공 지연 등 사업이 지체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설·시행업계 등에서 요구하는 대로 생숙에서 주거를 허용하거나 이행강제금 부과를 철회하는 식의 접근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여러 가지 실효적인 해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있어 특정한 날짜를 정해 대책을 발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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