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온유'] 공연으로 행복을 나누는 아티스트
"가장 중요한 건 '행복'"
공연을 위한 앨범 'FLOW', 9월 3일 발매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그룹 샤이니로 데뷔해 어느덧 16년 차가 된 온유는 새로운 도전의 여정을 떠났다. 그간 콘서트와 다양한 매체에서 '두부'같은 부드러움과 책임감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이번엔 '공연'이라는 키워드를 장착했다. 온유와 공연의 조합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온유는 9월 3일 미니 3집 'FLOW(플로우)'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했다. 발매를 앞두고 온유는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앨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생각하고 상상했던 것들을 또 처음으로 프로듀싱하며 제 생각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FLOW'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온유의 '흐름'을 그린 앨범이자 그의 변화와 시도,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고스란히 담아낸 앨범이다. 이전 앨범들이 온유의 보이스에 집중됐다면 이번 앨범은 '대중과 호흡' 즉,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에 포커즈를 맞췄다. 또 직접 프로듀싱, 전곡 작사에 참여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담았다.
타이틀곡 '매력(beat drum)'은 무언가에 뛰는 마음을 드럼 비트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여기서 온유는 처음으로 '랩'과 '드럼'에 도전했다. 그는 "불안감이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면서도 "다만 앞으로 나아갈 때 그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은 물론 온유의 다음 챕터가 더욱 궁금해졌다.
이번 앨범의 특징은 가장 크게 '도전'과 '공연' 이렇게 두 가지다. 올 4월 온유는 데뷔부터 함께한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그리핀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또 대형기획사에서 신생기획사로 옮기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텐데 온유는 "오히려 결정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소속사 옮길 때 '저는 공연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어요. 그렇기에 공연을 위해 나온 앨범이에요. 공연 세트리스트라고 생각해 주세요. 여기선 제 생각과 욕심이 조금 더 들어갔어요. SM에서도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많았지만 어느 정도 콘셉트와 방향이 정해져 있잖아요. 여기선 랩도 하고 드럼도 치죠. '얘 또 다른 거 할 수 있구나' 이런 반응을 기대해요. 조금 더 배우고 싶어요."
공연을 위해 나온 앨범 'FLOW'에선 온유가 다양한 공연을 다니면서 느꼈던 설레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어쩌면 팬들이 샤이니와 온유 콘서트를 다니며 느끼는 감정을 담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전엔 팬들이 있는 곳에서만 공연했다면 최근 '워터밤' 등 페스티벌에서 대중 앞에 섰어요. 생각보다 무대에서 놀고 싶었나 봐요. 공연을 보러 갈 때 떨림과 그날 아침의 기분 이런 게 너무 좋아요. 미국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공연을 봤는데요. 12만 명 사이에 콩나물시루처럼 껴있는데도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이런 순간을 팬들과 대중에게 많이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공연'이 훨씬 중요하게 다가왔죠."
그러면서 '매력'이 타이틀곡인 이유도 살짝 언급했다. 그는 "가장 쉽고 잘 들리는 노래다. 다 아는 단어이기에 공연에서 쉽게 따라 하고 즐길 수 있고 부담감 없이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연에 못 들어가는 곡은 없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 가령 20살 때 부른 '누난 너무 예뻐'는 지금 누나들이 가정이 있기에…"라고 말끝을 흐려 웃음을 유발했다.
최근 온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행복'이다. 지난해 6월 샤이니 정규 8집 '하드(HARD)' 발매 이후 건강상의 문제로 잠시 활동을 중단한 그는 여행을 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나를 찾는 순간'을 발견했고 그래서인지 온유 얼굴엔 여유로움이 보였다. '행복을 따라가고 공유하는 사나이'라는 문구가 절로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도 '나다움'을 잃고 싶지 않아요. 제가 행복하고 주위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게 목적이거든요. 요즘엔 어떤 상황이든 즐기려고 해요. 흐름에 맞게 담다 보면 어떤 그릇에도 맞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도전하고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죠. 여행을 다니면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거든요. 여기서 '실패할 수 있고 이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를 많이 느꼈어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이 느낀 '행복'을 전달하려고 하는 온유다.
"행복은 쉬운 단어이자 어려운 단어 같아요. 누군가 제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을 때 굉장히 기쁘거든요. 그래서 행복은 수치화할 수 없어요. 제 만족을 떠나 제가 할 수 있는 안에서 최대한 좋은 역량을 발휘하는 게 보답하는 거예요. 팬들과 16년을 함께 했으니 (저와 생각하는) 결이 비슷할 것 같아요. 어떤 도전을 해도 '색다른 모습이 있네'라며 예쁜 모습을 찾아봐주셔서 감사해요."
자신을 '노래하는 사람'으로 정의한 온유는 강점을 '목소리'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도 그럴게 데뷔 때부터 '온유 목소리는 특이하다' '무대에서 목소리가 돋보인다' '누가 들어도 온유' 등 수많은 호평이 쏟아졌다. 목소리를 트레이드 마크로 가지고 있는 건 아티스트로서 큰 축복이자 행복일 터다. 이날 인터뷰 역시 온유만의 감미로우면서도 무게감 있는 목소리가 카페를 가득 채웠다.
"제 강점은 목소리예요. 저를 따라 할 수 있다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사람들이 '동굴 속 목소리'라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청량함'이라고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예능에서 '온유는 스피커를 찢어' 이런 코멘트 들으면 기분 좋죠. '잘 들리는 가수'가 되고 싶거든요. 개인적으로 발음이 잘 들린다고 생각해요. 듣는 노래에 '상상력'이 더해질 때 시너지가 어마어마한데 이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온유는 더욱 풍성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요즘 기타 레슨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방송에서 이효리가 "10년 정도 작곡 공부를 하면 나도 작곡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을 듣고 "나도 10년 기타 치면 공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한국, 11월 일본에서 팬콘서트를 열기에 온유의 기타 공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치솟았다.
"음…그게요. 10년짜리 계획이기에 아직이에요.(웃음) 지금 이론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10년짜리 도전이지만 하면 돼요. 최근 가장 큰 도전이 랩이거든요. 이 파트 가녹음하면서 '나한테 맞을까?' 의문이 들어 바꿀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해보자'라고 결심했고 결국 수록까지 됐어요. 서당개 스타일로 멤버들 따라한 거지만요."
끝으로 온유는 앨범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100%라고 하면서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번 앨범 피드백을 다음에 녹여서 계속 좋아질 거예요. 전 절대 제 욕심만 가지고 노래하고 싶진 않거든요. 제 공연에서 무언갈 하나 얻거나 힐링했으면 좋겠어요. 온유의 '공연'이라는 여정 자체를 함께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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