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금융사도 감독영역으로…금융사 통한 간접관리

박동해 기자 2024. 9.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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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사 금융참여 확대됐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보험사는 GA 평가하고 카드사는 PG 관리 책임 강화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회사 운영리스크 관리강화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금융거래에 연관된 '비금융회사'도 감독 영역에 포함시키는 작업에 착수한다. 그간 금융산업 발전으로 비금융사들이 금융시장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에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일단 당국의 직접관리를 받는 금융사를 통해 관련 비금융사들을 간접관리 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추후 금융거래에 관여하는 비금융사를 직접관리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의 디지털화, 비금융회사의 금융 참여 확대 등 금융시장의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사 운영위험 관리강화 TF'를 구성했다고 5일 밝혔다. TF는 이날 오전 10시 첫 회의를 통해 은행·보험·카드·IT 등 업권별 운영위험 관리강화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사 통한 간접규제 방식…평가·관리 의무 부과

금감원이 TF를 구성한 것은 그동안 금융산업의 급격한 변화로 비금융사가 금융거래에 관여하는 것이 일상화됐음에도 현재 감독체계로는 비금융사들을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처럼 비금융사에서 발생한 리스크(위험)이 금융사로까지 번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금감원은 금융사를 통해 이들과 관계를 맺은 비금융사를 간접관리 하는 방식으로 금융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이후 국제적인 논의가 발전되는 방향에 맞추어 비금융사를 직접규제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를 위해 금감원은 금융업 공통의 관례 체계를 구축하고 추가로 업권별 특성에 맞는 세부 과제를 마련해 간접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먼저 공통 관리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금융사 임원진·이사회의 비금융사 업무위수탁 관리 책임이 강화된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책무구조도 상에 비금융사와의 업무위수탁 책무를 맡은 임원을 명시하도록 하고 이사회 심의·의결 대상인 금융사 내부통제기준에 위수탁으로 인한 운영위험 관리 의무를 반영하게 할 계획이다.

이어 금감원은 연말까지 금융권의 운영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관리 대상 운영위험의 종류 및 범위, 인식·평가 및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예정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비금융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등 운영위험에 대비해 금융사에 운영위험 크기에 비례한 자본규제 부과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사가 비금융사와 거래할 때 계약에 따른 운영위험의 크기만큼 요구자본을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등의 규제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보험·카드사가 GA·PG 위험도 평가해 관리

금감원은 은행, 보험, 카드, 금융 IT 업권별로 특성에 따른 위험 요인 중점 관리 과제도 추진한다.

먼저 보험업은 최근 위탁 보험법인대리점(GA)의 불완전 판매가 이슈가 된 만큼 판매채널의 사고위험에 따른 요구자본 적립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된다.

금감원은 GA에 대한 평가기준을 마련해 보험사들이 이를 평가하게 할 예정이다. 평가등급이 낮으면 자급여력비율 요구자본을 차등 부과하고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평가제도에 대해서는 현재 금융당국이 운영하고 있는 '보험개혁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어 최근 티메프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체에 대한 카드사의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카드사가 PG사와 거래할 때 PG사의 결제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고 위험도에 따라 거래조건을 차별화하도록 리스크 관리를 지도해 가겠다는 것이다.

은행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제 3자 위험을 반영한 운영위험 자본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미 시행 중인 은행권 운영위험 관리기준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세부사항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금융 IT업과 관련해 금감원은 현재 전자금융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IT 위탁·제휴 현황을 분석하고 집중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집중업체의 특정 서비스 중단 시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도를 파악해 개선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중으로 업권별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각 업권별 의견수렴을 거쳐 이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은행·보험·카드업 외의 중소금융업권의 운영위험 관리 방안도 추후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최근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출 확대로 카카오페이 정보유출, GA 불완전판매, PG사 결제위험과 같은 비정형적 운영위험이 금융사의 직접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부원장은 "금융사의 운영위험 관리강화를 위해 업권별로 질적·양적 관리 규제를 개선해 금융사의 운영위험 관리 역량에 따라 재무적 성과가 차별화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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