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미 경기침체 공포 여전…한 달 만에 다시 흔들린 국내 증시

권애리 기자 2024. 9. 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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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 주식시장이 어제(4일) 또 불안했어요. 큰 폭으로 하락했죠. 

<기자>

먼저 우리 유가증권시장 8월 초 이후 처음으로 다시 2,600선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른바 미국발 주가 폭락 사태, 검은 월요일이라고 불렀던 8월 5일로 시작한 바로 그 주 이후로 처음입니다.

특히 어제 기준으로 우리 코스피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한 양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무려 8% 넘는 폭락세가 나와서 한 달 전의 주가 폭락 사태 당시보다 더 떨어졌고요.

삼성전자도 한 달 전 폭락장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 엄청난 기세로 오른 타이완의 가권 지수 4.5% 넘게 급락했고요.

일본 닛케이 지수도 4.35%의 급락세가 나왔습니다.

8월의 첫 번째 월요일을 주가 폭락 사태로 시작했죠.

딱 한 달 만인 9월의 첫 번째 화요일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 겁니다.

8월의 충격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폭의 하락이 갑자기 발생했습니다.

8월의 수요일이었죠.

<앵커>

분석도 해 주시죠. 원인은 이번에도 밖에서 찾아야 할까요?

<기자>

역시 미국입니다. 어제 새벽에 끝난 뉴욕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전반적으로 동반 급락세가 나타난 겁니다.

특히 이제 이 미국 회사 이름 다 들어보셨을 겁니다.

엔비디아, 전 세계 첨단 AI 반도체 시장에서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374조 원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역대 미국 기업 시가 총액의 하루 손실로 가장 큰 규모, 우리나라 연간 예산의 절반 정도 되는 돈이 하루 만에 증발해 버린 겁니다.

왜 이런 모습이 나타났느냐, 8월 초에 세계 증시를 흔들었던 불안감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먼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아직 남았다.

미국 제조업체의 구매부장들이 신규 주문이나 재고 빠지는 속도 같은 걸 봤을 때 앞으로 경기가 이렇게 될 것 같다, 설문에 대답해서 만들어지는 구매관리자지수라는 지표가 있는데요.

이게 한꺼번에 두 개가 나왔는데 둘 다 경기가 상당히 위축 국면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수준으로 나온 겁니다.

그런데 사실 두 지표 모두 벌써 몇 달째 위축 국면이기는 했습니다.

갑자기 지표가 나빠진 게 아닌데, 어제 뉴욕증시의 반응이 좀 과민했다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쨌든 경기는 둔화되고 있는 게 확실한데 주가는 너무 높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른바 AI 거품론입니다.

"아직 인공지능이 접목된 상품으로 돈을 크게 버는 데는 없지 않나?" 이런 얘기가 JP 모건이나 블랙록 같은 대형 금융사들에서도 잇따라 나온 겁니다.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AI 투자를 막대한 규모로 하고 있어서 수천만 원짜리 반도체 세트를 한꺼번에 몇만 개씩 사들이다 보니까 엔비디아는 돈을 벌지만 정작 그렇게 투자한 초대형 기업들이 투자로 수익을 내는 건 한참 뒤가 아닐까, 이런 얘기가 자꾸만 나온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달 전 주가 폭락 사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엔화가 갑자기 비싸져서 엔화를 빌려서 여기저기 투자하기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또 나타났습니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다시 언급했던 영향이 있었던 걸로 풀이됩니다.

<앵커>

자꾸 이렇게 크게 출렁이니까 불안감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런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걸로 봐야 할까요?

<기자>

사실 최근 몇 년 간은 어김없이 9월에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 증시까지도 영향을 미치기는 했습니다.

올해 9월은 금리인하 시기를 앞뒀기 때문에 나타나는 변동성이 상당히 크다는 시각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우리 시간으로 추석 연휴 바로 다음날 새벽에 기준금리를 새로 결정하게 될 텐데요.

어쨌든 경기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오를 기미가 보여서 이제는 미국이 돈값을,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시기라는 걸 모두 알고 있다 보니까 경기 지표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들이 나온다는 겁니다.

당장 우리 시간으로 이번 주 금요일 밤늦게 나오게 될 미국의 고용시장 통계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고요.

지금의 경기침체나 AI 거품에 대한 불안이 실체가 있는 건지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시장이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거란 예상이 큽니다.

그 사이에 증시도 적잖은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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