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곳곳서 미술축제…전시관람 문턱 낮추고 K아트 위상 높인다
아트페어 프리즈·키아프 서울
광주·부산 비엔날레 등 연계해
한달간 전국 330여곳 입장할인
도슨트 투어 ‘미술여행’도 인기
韓 신진작가 전시 잇달아 열려
“K아트 세계인에게 알릴 것”
하루 전날인 3일에는 ‘남산 코스’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서울 용산구 후암동 화이트스톤갤러리에서 출발해 걸어서 약 10분 거리의 갤러리 그라운드 시소 센트럴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이경준 개인전까지 둘러봤다.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투어에 참여한 성주향 씨는 “미술 전시뿐만 아니라 건물의 디자인, 히스토리 등 풍성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전에 와봤던 곳도 새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째 미술여행에 참여한다는 황봉현 씨는 “미술은 문턱이 높은 편인데 서울역을 중심으로 갤러리 전시도 보고 이 지역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어 작은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미술여행은 9월 한 달 간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미술 행사를 연계해 시민들에게 무료 입장·할인 혜택·셔틀버스 등을 제공하는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일환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공동 개막한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Kiaf) 서울’을 전후한 9월 1~11일 전국 7개 권역, 16개 코스로 총 71회 진행된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받고 참가비는 5000원으로, 미술에 대한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부산 비엔날레(8월 17일~10월 20일), 미술여행 주간(9월 1~11일), 서울 아트위크(9월 2~8일), 프리즈 서울(9월 4~7일), 키아프 서울(9월 4~8일), 광주 비엔날레(9월 7일~12월 1일)을 아우른다. 전국의 전시 공간 330여 곳이 참여한다. 일례로 광주·부산 비엔날레 입장권의 30%를 할인하는 통합 입장권은 전국 주요 미술관 123곳의 입장 혜택도 제공한다. 철도 승차권과 각 비엔날레 할인권을 결합한 특별 철도 관광상품도 구입 가능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통해 광주·부산 비엔날레와 서울의 대형 미술 이벤트들이 연계됐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기관과 협력해 통합 입장권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미술품 컬렉터(수집가)들과 미술계 인사들의 방한에 맞춰 국내 주요 미술관들도 특별 기획 전시를 잇달아 열고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주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총망라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말하는 몸: 아시아의 여성 미술가들’,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 기념 국보·보물전 ‘여세동보: 세상 함께 보배 삼아’, 아트선재센터의 서도호 개인전, 리움미술관의 한국계 미국작가 아니카 이 아시아 첫 개인전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 비엔날레로 오는 7일 개막하는 광주 비엔날레는 국가별 파빌리온을 지난해 9개에서 올해 30개로 대폭 규모를 확대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들도 눈길을 끈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달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휘겸재에서 우수전속작가 기획 전시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을 개최했다. 올해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지원 작가로 선정된 전속작가 169명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슬기, 람한, 신교명, 오제성, 윤향로, 이병호, 한석현 등 작가 7인의 작품 총 50여 점을 선보였다. 인천·김해·김포 공항 내 공간에서는 신진 작가를 조명하는 미디어 전시도 열린다.
또 해외 미술계 주요 인사를 초청해 한국의 신·중진 작가 작업실을 방문하는 ‘2024 다이브 인투 코리안 아트: 서울’은 지난 1일부터 시작돼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데이지 남 미국 캘리포니아 컬리지 오브 아트 와티스 현대미술 연구센터 디렉터, 프랑스 아트페어 ‘파리 인터내셔널’의 실비아 암몬 디렉터 등 11명의 해외 유력 인사가 초청돼 한국의 임민욱, 정은영, 제시 천,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남화연, 전소정, 양유연, 우한나 작가 작업실을 찾아 작품을 둘러봤다.
문체부는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미술 행사를 전 국민이 더 가깝게 즐기도록 지원하는 한편, K아트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은 가운데 아직 해외에 소개되지 않은 우리 작가 중 재능있고 유망한 작가가 많다”며 “앞으로도 한국 미술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작가들이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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