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 100ｍ 결선서 7위…후회 없는 역주

▲ 5일(한국시간)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ｍ(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역주하는 전민재

파리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후회 없는 역주를 펼쳤습니다.

전민재는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육상 여자 100ｍ(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5에 결승선을 통과해 7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스이팅(13초39)은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은메달은 대니엘 애이치슨(뉴질랜드·13초43), 동메달은 베로니카 이폴리투(브라질·14초24)가 획득했습니다.

전민재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환하게 미소 지으면서 입장했습니다.

애초 8명이 레인에 섰지만, 사미라 다 시우바 브리투(브라질)가 부정 출발 탓에 실격돼 7명이 달렸습니다.

전민재는 2번 레인에서 출발해 힘차게 내달렸는데 출발은 좋아 선두권에 크게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하위권으로 밀렸는데 전민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결선을 마친 뒤 기록을 확인하는 전민재

전민재는 예선 1조 6명 중 5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최고 기록(14초69)으로 전체 12명 중 6위를 기록해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결선에선 나이가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했습니다.

결선에 출전한 8명의 선수 중 전민재를 제외한 7명의 평균 나이는 26세에 불과합니다.

전민재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부터 5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했습니다.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는 100ｍ와 200ｍ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200ｍ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만 46세에 출전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100ｍ와 200ｍ에서 모두 은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전민재는 다섯 살이던 1982년 뇌염을 앓아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고 2003년 26세의 늦은 나이로 육상에 데뷔해 장애인 육상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장 149㎝의 불리한 조건에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며 '작은 거인'이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휠체어 육상의 전설 유병훈(52·경북장애인체육회)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ｍ(스포츠 등급 T53) 결선에서 15초92에 결승선을 통과해 8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정희돈 기자 heedo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