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미 증시 하락할 기미일까…예측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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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인덱스는 올해 2분기 106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빠르게 떨어져 101포인트 수준으로 내려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달러 인덱스의 하락은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만 작용한 것이 아니다.
즉, 달러 자산을 매도하고 옮길 매력적인 새로운 시장이 아직 보이지 않으므로 '약달러=미국 주식 시장 하락의 전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달러 약세가 미국 증시 하락의 전조증상이라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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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인덱스는 올해 2분기 106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빠르게 떨어져 101포인트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는 연초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최고점 대비 약 4% 하락한 것이다. 근래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 둘째 엔화 강세, 셋째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다. 이중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는 경착륙보다는 연착륙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엔화 강세를 촉발하여 달러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또한, 9월에 예상되는 보험적 성격의 금리 인하도 달러 롱 플레이(환율 상승을 예상하며 실수요 없이 투기 매수에 나서는 행위)를 제한하여 달러 가치 하락에 기여했다.
달러 가치의 하락이 미국 증시의 하락을 예고하는 걸까? 이러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달러 인덱스의 하락은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만 작용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엔화 강세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위 논리를 정당화하려면 미국 외에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가 등장해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여전히 48%로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 지표에서도 미국과 신흥국 간 성장 모멘텀 차이는 여전히 크지 않다. 즉, 달러 자산을 매도하고 옮길 매력적인 새로운 시장이 아직 보이지 않으므로 ‘약달러=미국 주식 시장 하락의 전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미국 주식 시장과 달러 인덱스 간의 상관관계를 계산하면 두 변수 간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 S&P 500의 주당순이익(EPS)과 달러 인덱스를 1년간 비교한 결과 상관계수는 -1.0(역상관)에서 1.0(정상관)까지 방향성 없이 횡보한다. S&P 500 주가수익비율(PER)과 달러 인덱스 간 10년 상관계수도 -0.18로 애매한 수치를 보인다. 달러 약세가 미국 증시 하락의 전조증상이라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1998년 당시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미국 주식 시장은 지금과 달리 오히려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1998년 1월 960에서 12월 1190으로 24.3% 상승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였던 기간(1998년 10월~12월) 높은 성장률을 보인 산업은 정보통신(28.3%), 금융(23.7%), 소비재(22.9%)를 꼽을 수 있다.
전통적인 이론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비중이 높거나 미국 내수 시장에 집중된 기업들이 이익을 본다. 예를 들어, 애플과 같은 수출 중심 기업은 달러 약세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월마트와 같이 미국 내수 시장에 집중된 기업은 해외 제품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기업들은 이미 강달러 환경에 적응했다. 이로 인해 통화 가치 변동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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