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재탄생] 옛 추억 새록새록…동심이 피어나는 ‘카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다.
1993년 폐교된 명월국민학교를 외관부터 이름까지 보존한 카페 '명월국민학교'다.
1955년 개교했다가 1993년 폐교하고 2018년 카페로 다시 태어난 명월국민학교.
최근 바가지 가격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속수무책으로 폐건물이 발생하고 있는 제주에서, 명월국민학교의 성공은 공간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관·명칭·동상·나무 복도 그대로
마을 주민들·관광객 위한 열린 공간
청년회 주도적 운영하며 수익 창출
드라마·예능 촬영지로 관광 명소화
하루 200여명·성수기 500여명 방문
남녀노소 모두 찾는 핫플 자리잡아

제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다. 1993년 폐교된 명월국민학교를 외관부터 이름까지 보존한 카페 ‘명월국민학교’다. 명월리에서 마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명월국민학교는 세대를 막론하고 매일 150∼200명, 성수기에는 500여명이 찾으며 한림읍의 ‘핫플레이스(지역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평일에도 이 아담한 학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명월국민학교는 이미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와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이름이 났다. 이곳은 명월리 청년회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청년회 부회장인 차상준씨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서울과 부산에서 외식업에 종사하다가 제주에 2015년 즈음 정착했다.
차 부회장은 “역사가 오래된 학교지만 건물 보존 상태가 좋아 꿈을 펼치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을 주민들도 처음에는 ‘육지 사람’이라고 걱정스러워했지만 폐교 활용을 계기로 함께 더불어 살고 있다”고 밝혔다.

1955년 개교했다가 1993년 폐교하고 2018년 카페로 다시 태어난 명월국민학교. 38년간 아이들의 배움터이자 놀이터였지만 폐교한 이후에는 마을 행사 때 한시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에 그쳤다. 그러다 출구 전략으로 관광객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데 뜻이 모아졌다.
차 부회장은 마을 청년회는 개보수 할 때도 가급적 학교 모습을 유지했다. 제주도교육청에서 건물을 무상 임차한 후 예전에 세워졌던 동상이나 나무 복도 복원은 물론이고, 옛날 학교에 있던 수돗가와 분수도 재건했다.
그는 “개보수 비용을 아끼느라 학교에 마을 사람들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며 “지금은 작게나마 마을 수익에 도움 될 수 있도록 경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만6500㎡(5000평) 규모의 학교는 옛 건물부터 운동장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안으로 들어가면 학교는 크게 카페(커피반), 소품숍(소품반), 전시실(갤러리반)로 나뉘어 있다. 카페에선 음료를, 소품숍에서는 제주 기념품을, 전시실에서는 지역 작가들의 멋진 작품을 볼 수 있다. 학교의 모습을 간직한 덕분에 명월국민학교는 특히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애초에 마을에서 이곳을 세울 때도 2030세대만 찾는 ‘감성카페’가 아닌 모든 세대가 찾는 부담 없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이를 위해 명월국민학교 소품반에선 찾아온 아동들에게 굴렁쇠·투호·고무줄 등 놀이기구를 무료로 빌려준다. 날씨가 좋으면 부모님들에게 추억의 놀이를 배운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걸 볼 수 있다. 네잎클로버 찾기, 보물찾기, 음악 공연 등 가족 손님을 위한 이벤트도 자주 연다.

단골이라는 방문객 이가람씨(37·서울 은평구)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추억을, 아이들을 데려오면 옛 학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며 “일부러 꾸준히 찾아오게 되는 장소”라고 밝혔다.
명월국민학교는 사실상 지금까지는 준비단계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출발선에 서있다. 기나긴 코로나19로 제주 관광이 전체적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까닭이다. 어렵사리 코로나19 시기를 버텼으니 앞으로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바가지 가격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속수무책으로 폐건물이 발생하고 있는 제주에서, 명월국민학교의 성공은 공간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차 부회장은 “더이상 폐건물들이 지역의 흉물로 남아선 안된다”며 “혹시라도 다른 지역에서 폐건물을 활용하기 위해 폐교를 살려낸 우리의 경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명월국민학교를 찾아달라”고 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