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기억 공유했던 홍명보와 손흥민…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2024. 9. 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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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당시 고개 숙인 홍명보 감독과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 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역대 평균 연령 최연소'로 최종 엔트리를 꾸려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조별 예선 3경기 1무 2패(3득점 6실점)로 허무하게 짐을 쌌고, 홍 감독 역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중에서도 손흥민(현 토트넘)은 22세의 가장 어린 나이로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팀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손흥민만큼은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이름을 알리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종횡무진 상대 진영을 누볐고, 알제리전에서는 월드컵 데뷔골까지 성공시켰다.

10년 전 쓰라린 기억을 남긴 채 헤어져야 했던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재회했다. 둘은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있다. 다음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다.

특히 홍 감독은 주장인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홍 감독은 "저보다도 주장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며 "최근에 감독이 바뀌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장의 역할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 연합뉴스


10년 전과 현재 손흥민의 위상은 천지 차이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반열에 오를 정도의 선수로 성장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2골을 몰아쳤고,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마스크 투혼'으로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며 국민들에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

현재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골을 기록, 아시아인 최초로 EPL 골든 부츠(득점왕)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차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홍 감독은 "10년 전 손흥민의 위치는 '젊은 선수', '한국 축구 미래 짊어진 선수'였다"며 "현재는 한국 축구의 모든 걸 짊어진 대표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때 바랐던 모습대로 성장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 역시 그간의 세월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2014년 대회를 치르며 감독님과 처음 호흡 맞춰봤다"며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빨리 지났다"고 돌이켰다.

물론 홍 감독에게도 변화는 있었다. 2013년 6월 홍 감독이 처음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을 당시 첫 소집에서 선수들에게 정장을 입고 입소하라고 지시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홍 감독에게는 '카리스마'를 비롯해 '엄격', '규율'과 같은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다.

이번 대표팀 소집 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홍 감독은 소집 첫날 "선수들 대부분 해외에서 오는데 양복을 입고 오라고 하는 건 피곤한 일"이라며 "비행기 시간도 있는데 말도 안 된다"고 웃었다.

공식 기자회견하는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 연합뉴스


다만 손흥민은 규율을 중시하는 홍 감독의 입장이 이해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손흥민은 "저는 감독님이 항상 부드러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높은 위치에서 카리스마로 선수들 휘어잡는 자세는 필요하고,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을 존중한다. 감독님의 규율, 규칙적인 훈련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감독과 손흥민이 추구하는 가치는 같다. 바로 '원팀'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했다. 손흥민도 "모든 선수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경기 준비하면 좋은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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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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