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대도시의 사랑법'…스크린 수놓은 韓베스트셀러들

김보영 2024. 9.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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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케이컨텐츠,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찬란)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독자들을 웃고 울린 국내 작가들의 베스트셀러들이 올가을 스크린을 수놓는다. ‘한국이 싫어서’부터 ‘대도시의 사랑법’까지 규모는 작지만 팬덤이 탄탄한 인기 소설 및 에세이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알짜배기 한국 영화들이 9~10월 박스오피스를 접수할 전망이다.

‘한국이 싫어서’→‘딸에 대하여’, 영화제에서부터 입소문

고아성 주연 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가 가장 먼저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여주인공 계나(고아성 분)가 대기업 직장과 가족, 오래 사귄 남자 친구를 뒤로한 채 행복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대한민국을 떠나 해외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청년들의 심리를 그렸던 원작은 출간 당시 한국 사회를 강타한 ‘탈조선’ 현상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이목을 끌고, 개봉 이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조용히 흥행 중이다. 제작비 약 14억원에 손익분기점은 40만명으로 알려졌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 스틸. (사진=엔케이컨텐츠)
영화 ‘딸에 대하여’ 스틸. (사진=찬란)
4일 극장에 걸린 영화 ‘딸에 대하여’(감독 이미랑)는 스타 캐스팅 없이 작품성만으로 개봉 전부터 원작 팬들 및 독립예술영화 애호가들의 입에 오르내린 작품이다. 2017년 발간한 김혜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딸(임세미 분)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하윤경 분)과 함께 살게 된 나(오민애 분),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세 여성의 성장 드라마다. 원작 소설은 정상가족을 지향하는 사회 안전망이 성소수자와 무연고자 등 사회 속 약자들에게 폭력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성소수자 딸을 둔 엄마의 시선에서 세밀한 심리 묘사와 날선 언어로 표현해 발간 당시 평단과 독자들의 큰 지지를 모았다. 이를 영화화한 ‘딸에 대하여’는 원작의 메시지를 남녀 모두가 공감할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했단 호평이다. 개봉 전부터 해외 영화제들의 각종 러브콜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CGV상, 올해의배우상(오민애))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11일 개봉을 앞둔 또 다른 독립예술 영화 ‘그녀에게’(감독 이상철) 역시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들은 이미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여 일찌감치 주목받은 작품”이라며 “배우 및 감독들도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존재감을 빛낸 인물인 만큼 예비 관객들의 관심 및 기대치가 높다”고 전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대도시의 사랑법’ 부커상 후보 원작·‘파묘’ 김고은 출연 화제

대형 배급사 상업영화 라인업 중에도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 눈에 띈다. 국군의날 임시공휴일인 10월 1일 개봉을 앞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급작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에, 영화 ‘파묘’로 천만 배우로 등극한 김고은과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국내외에 얼굴을 알린 노상현이 주연을 맡았다. 원작 소설은 제39회 신동엽 문학상을 받았고, 세계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불리는 부커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초청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칸,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힌다. 제작비 60억원으로, 상업영화 중에선 저예산에 속하지만 입소문을 타 의외의 흥행 강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A영화 제작사 대표는 소설, 에세이 원작 리메이크 영화들이 줄이어 개봉하는 현상에 대해 “원작 대부분이 출간 당시 수십 쇄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히트작들인 만큼, 배급사, 제작사로선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 수월하다”며 “원작의 탄탄한 작품성과 완성도를 바탕으로 영화가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원작 역시 영화 덕분에 작품이 다시 조명될 수 있기에 상호 간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리메이크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원작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원작과는 색다른 매력을 만드는 일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이란 조언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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