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대도시의 사랑법'…스크린 수놓은 韓베스트셀러들
‘한국이 싫어서’→‘딸에 대하여’, 영화제에서부터 입소문
고아성 주연 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가 가장 먼저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여주인공 계나(고아성 분)가 대기업 직장과 가족, 오래 사귄 남자 친구를 뒤로한 채 행복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대한민국을 떠나 해외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청년들의 심리를 그렸던 원작은 출간 당시 한국 사회를 강타한 ‘탈조선’ 현상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이목을 끌고, 개봉 이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조용히 흥행 중이다. 제작비 약 14억원에 손익분기점은 40만명으로 알려졌다.
11일 개봉을 앞둔 또 다른 독립예술 영화 ‘그녀에게’(감독 이상철) 역시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들은 이미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여 일찌감치 주목받은 작품”이라며 “배우 및 감독들도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존재감을 빛낸 인물인 만큼 예비 관객들의 관심 및 기대치가 높다”고 전했다.
대형 배급사 상업영화 라인업 중에도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 눈에 띈다. 국군의날 임시공휴일인 10월 1일 개봉을 앞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급작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에, 영화 ‘파묘’로 천만 배우로 등극한 김고은과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국내외에 얼굴을 알린 노상현이 주연을 맡았다. 원작 소설은 제39회 신동엽 문학상을 받았고, 세계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불리는 부커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초청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칸,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힌다. 제작비 60억원으로, 상업영화 중에선 저예산에 속하지만 입소문을 타 의외의 흥행 강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A영화 제작사 대표는 소설, 에세이 원작 리메이크 영화들이 줄이어 개봉하는 현상에 대해 “원작 대부분이 출간 당시 수십 쇄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히트작들인 만큼, 배급사, 제작사로선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 수월하다”며 “원작의 탄탄한 작품성과 완성도를 바탕으로 영화가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원작 역시 영화 덕분에 작품이 다시 조명될 수 있기에 상호 간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리메이크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원작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원작과는 색다른 매력을 만드는 일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이란 조언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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