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 경영권 분쟁 법적 다툼으로…쟁점은
에스씨엠생명과학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 간 이사회 구성 등 사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앞서 최대주주인 송기령 기타비상무이사가 새 이사진을 선임하기 위해 신청한 임시 주주총회(주총) 소집 허가를 법원이 인용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 측은 임시 주총 허가 인용을 취소해달라는 특별항고로 맞섰다.
5일 에스씨엠생명과학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 등에 따르면 송 이사는 본인을 포함한 2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를 각각 선임하기 위해 오는 9월 30일 임시 주총을 소집했다. 이 4명의 이사는 송 이사 측이 추천한 인사로, 각 선임 안건이 모두 가결될 경우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주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도 상정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 측은 임시 주총 허가 인용 결정에 대한 대법원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또 특별항고 사건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법원 인용 결정의 집행을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경영권 분쟁은 우선 법원의 임시 주총 허가 인용 결정에 대한 현 경영진의 특별항고에 대해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후 임시 주총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주주들의 표결에 따라 새 이사 후보 4명의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송 이사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창업자인 고(故) 송순욱 전 대표의 부인이다. 고 송 전 대표가 2022년 3월 별세하면서 지분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고, 송 이사는 특별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금 에스씨엠생명과학 경영권 분쟁의 배경으로 상속세 납부에 대한 부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송 이사 측은 머니투데이에 "임시 주총 이후 새로운 이사들과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현재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적자 지속과 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위험성이 높은 상황으로, 사업 이해도가 높고 자금력이 충분한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빠르게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현 경영진이 본인에게 제기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사회에 사임서 제출을 요구했단 주장도 사실 왜곡으로 관련 근거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 측은 "앞서 자금력과 경영 능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 A기업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 경영진에 만나볼 것을 권고했지만 일방적인 거부로 투자 논의가 결렬됐다"며 "현재 상황에서 A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재논의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2020년 독자적인 줄기세포 치료역량을 인정받아 코스닥 특례상장에 성공했지만,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주님들께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상장 이후 지속된 적자구조를 전환할 수 있도록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각 분야 전문인력 중심의 이사진을 구축해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전했다.
또 "김성우 (사내이사) 후보자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을 설립하고 적자구조 개선, 투자유치 등 모든 부분을 재검토해 오직 회사와 주주, 그리고 직원이 중심이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본인은 더 이상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행태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며 법적 대응을 통해 정당한 주주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현 경영진은 (투자 유치를 권고한) A기업이 마치 부실을 원인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고 치부했지만, 초도 감사를 진행하는 기업의 경우 기초재고 확인 어려움 등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는 건 매우 일반적인 사례"라며 "2023년에도 인수 의향을 밝힌 잠재적 매수자들이 몇 곳 더 있었지만 현 경영진은 이 사실을 숨겼다"고 전했다.
즉 송 이사가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려 한 상대 회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앞서 송 이사가 이사회에 요구한 임시 주총 소집을 반대했단 설명이다. 법원이 인용한 송 이사의 임시 주총 소집에 대해 특별항고로 대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오형남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 직무대행(전무)은 "경영권 분쟁까지 오게 된 현실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영권 분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지연되거나 혹시 자본의 논리로 연구 계획이 틀어진다면 회사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희망을 꺾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법률적으로 대응하고 주주들이 증거에 입각한 정확한 정보를 통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에스씨엠생명과학 지분 1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경영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려는 목적으로 임시 주총을 소집했는데, 이는 회사와 나머지 소액주주들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라며 "에스씨엠생명과학 현 경영진은 경영권엔 관심이 없고, 독자적인 줄기세포 원천기술로 신약을 개발하겠단 창업자의 유지를 잇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 측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경영 성과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나타나는 영업 적자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더구나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연구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되는 등 국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시 주총이 필요하단 최대주주 측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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