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제는 경기 중 전광판 스코어 확인할 때[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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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해 한 말이다.
농구 경기로 따지면 윤 대통령은 전반전인 1, 2쿼터를 마치고 이제 후반전인 3쿼터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이 처음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70% 넘는 국민이 지지하는 등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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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해 한 말이다. 지지율에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비정치인 출신인 윤 대통령은 사고 자체가 기존 정치권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인이라면 쉽게 건드리지 않을 한일관계 개선, 노동개혁 등 이른바 표 깎아 먹는 행보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나선다.
차기를 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답답할 노릇이겠지만 전체 국가로 봐서는 나쁠 게 없다.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현직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의대 정원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 카드를 꺼내들고 거대 기득권인 의료계와 전면전에 나섰다.
당시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초반에야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김건희 여사 문제, 이종섭 전 호주 대사 임명 등 다른 이유도 많았지만 의료계 파업에 국민은 겁을 먹었고 이런 요소가 결합하면서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의료개혁에 대해 "그걸 국가가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총선 직후인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의대 증원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악화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파업하며 의료대란 우려가 커졌고 응급실은 비상사태에 내몰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각자의 셈법이 있겠지만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여당 일각에서도 당 대표를 포함해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선 결국 국민의 지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힘든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최고 호위병은 여론 뿐이다.
농구 경기로 따지면 윤 대통령은 전반전인 1, 2쿼터를 마치고 이제 후반전인 3쿼터에 돌입한다. 현재 20~30%대인 지지율로는 의료개혁은 물론이고 연금개혁 등 더 큰 문제를 풀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처음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70% 넘는 국민이 지지하는 등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확인했다.
여론이 바뀐 이유는 응급실 대란으로 내 가족이 아플 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을 안심시켜야만 의료개혁도 동력을 받을 수 있다.
해법은 결국 여야와 힘을 합쳐 의료계를 설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방법 뿐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조금 다르더라도 다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 발 양보하는 모습이다. 전략적 후퇴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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