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훌륭한 마인드셋, 이정훈이 '특급대타'로 불리는 이유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
롯데 자이언츠 이정훈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훈은 올 시즌 초반 롯데의 '특급대타' 자원으로 적재적소에서 큰 힘이 됐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6안타 7타점 타율 0.250 OPS 0.762로 활약한 뒤 한차례 2군으로 내려갔가 6월 초 1군의 부름을 받은 뒤 이정훈은 엄청난 임팩트를 선사했다. 지명타자와 대타를 번갈아 소화하며, 한 달 동안 16안타 9타점 타율 0.390 OPS 0.910으로 펄펄 날았다.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가장 큰 흠이지만, 뛰어난 타격 능력이 이를 모두 커버할 정도였다.
그런데 7월부터 조금씩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한 달 동안 3안타 타율 0.188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7월 하순 다시 한 번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하지만 9월부터 확장엔트리가 시작되면, 1군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였고, 역시 9월 첫 날부터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정훈은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대타로 출전해 안타를 생산하지 못햇으나,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안타를 터뜨리면서 6월에 선보였던 인상적인 모습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이정훈의 존재감이 대폭발했다. 경기 중반 3루심의 석연치 않은 체크스윙 판정 이후 애런 윌커슨이 집중타를 맞는 등 1-4로 뒤진 7회말 롯데가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안타를 쳐 포문을 열더니, 전준우와 정훈에 이어 나승엽, 박승욱이 연속 안타를 폭발시키며 4-4로 균형을 맞추는 등 1사 1, 3루의 역전 기회가 마련됐다. 이때 롯데의 타순은 9번. 포수의 자리였고, 김태형 감독은 고민 없이 이정훈을 대타로 내세웠다.
사령탑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정훈은 KT의 바뀐 투수 김민을 상대로 초구 131km 슬라이더를 지켜본 뒤 2구째 147km의 투심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이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1타점 역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정훈의 역전타 이후에도 롯데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KT 3루수 오윤석의 실책과 레이예스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면서 7회에만 6점을 쌓은 롯데는 7-5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항상 대타로 출전하는 만큼 이정훈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그는 "경기 후반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 대타로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나는 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7회말 타석에 들어갔을 때 1, 2루수 사이가 비어있었고, 상대 투수가 빠른 볼이 좋은 투수였다. 때문에 포인트를 앞쪽에 두고 적극적으로 타격해서 1, 2루간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다"고 천금같은 역전 결승타를 친 순간을 돌아봤다.
7월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간 이정훈은 그동안 어떻게 준비하고 있었을까. 그는 "퓨처스에서 이병규, 이성곤 코치님이 포인트가 너무 뒤쪽에 있다고 피드백을 주셨었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타격하고 포인트를 앞에 두는 연습을 많이 했다. 기록과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타석에 들어가는 마인드를 점검했다"며 "이런 과정 덕분에 오늘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롯데는 이정훈의 활약 덕분에 하루 만에 7위 자리를 되찾고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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