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까지 퍼진 ‘한국 영상’…“괴뢰 영상 확산은 생사 문제”
[앵커]
이번에 KBS가 입수한 영상 중엔 한국 영상물이 북한군 내부까지 확산했음을 보여주는 내용도 있습니다.
한 영상엔 북한 군인들이 휴대전화로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주고 받고 몰래 남한식 말투까지 쓰는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 문화 확산을 강력히 경계하며 '생사의 문제'로 규정했습니다.
유호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북한군 병사가 한국 콘텐츠 시청을 자백합니다.
[리○○/북한군 병사 : "나는 내가 이용하던 손전화기로 미국 영화 15편과 남조선 괴뢰 영화 17편에 127개, 괴뢰노래 160여 곡을 시청하여…."]
또 다른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군에서 한국 영상을 보다 체포됐다며 오열합니다.
[북한군 병사 어머니 : "(아들이) 불순녹화물을 보다가 단속 체포되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내 아들이 아닌 역적을 낳았구나!" 하며 또다시 통곡하였습니다."]
영상엔 군인들이 휴대전화에 한국 영상을 숨겨 주고받고, 문자에 '괴뢰', 즉 남한 말투를 쓴다며 탄식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북한 군인 교육 영상 : "사회 손전화기(휴대전화)로 '불순 녹음 녹화물(남한영상)'을 구입·시청·보관하고 유포시키며, 이 과정에 오염된 '괴뢰(남한) 말투'로 통보문(문자)까지 주고받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으니…."]
그러면서 한국 문화 확산을 생사의 문제로 보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북한 군인 교육 영상 : "군인, 종업원,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이 악성 종양과의 투쟁을 자기 생사 문제로 여기고…"]
해당 영상은 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군사과학교육영화촬영소가 2020년에 제작했는데, 따로 영상까지 만들 정도로 군 내부에 한국 영상이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보여줍니다.
[정하늘/탈북 군인/2012년 탈북 : "휴대전화를 이제 가장 많이 강조하는데 그 부분이 좀 달라진 부분이고, 소개팅이란 말은 저도 이제 북한에서 이렇게 쓰는 건 처음 봤고요."]
군인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점점 더 늘어나는 반면 열악한 처우로 충성심은 점차 줄면서 북한군 내부에 한국 문화가 더 확산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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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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