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파야 들어갈 수 있나요”…‘공사장 추락’ 70대도 진료거부로 사망 [뉴스 투데이]
진료 제한 운영에 환자들 분통
응급실 상주 의사 절반 줄어
‘응급실 뺑뺑이’ 2024 3500건
4차 이상 재이송 2023년의 2배
의정갈등 속 병원 지킨 의료진
사태 장기화에 ‘번아웃’ 잇따라
전국 주요 병원에 군의관 파견
“적응기간 필요” 즉각 투입 못해
“병원에 가서 수술했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텐데요.”
전공의 이탈과 대학병원 전문의들 사직 여파로 전국 병원의 응급실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4일 응급실 ‘셧다운’이 우려되는 전국 주요 병원에 군의관들을 파견했으나 곧바로 진료에 투입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응기간이 필요해서다. 정부는 응급실의 환자 미수용 원인이 의사 부족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주로 대학병원 위주로 진료 역량이 30%가량 줄었다”며 “군의관과 공보의 250명을 파견할 텐데, 이들이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간·공휴일 진료 제한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건국대충주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의료진에 응급환자를 인계한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실을 나서고 있다. 충주=윤교근 기자 |
부산뿐 아니라 수도권 등 전국 응급실이 준마비 상태다.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 응급구조사 김모씨는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제한구역’ 표시가 된 응급실 입구 너머로 환자를 의료진에게 넘긴 뒤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동네 병의원이 아직 문을 연 시간이라 평소 같으면 다소 한가할 때이지만 의료 대란 이후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요즘은 야간보다 주간에 더 긴장되고 신고도 폭주한다”며 “오후 1∼3시에 환자가 몰려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느라 폭염을 뚫고 돌아다니는 게 일상”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마주한 또 다른 응급구조사는 “예전 2차 병원에서도 받아주던 환자라도 지금은 응급실 찾기가 힘들어 큰 병원부터 찾아다니고 있다”고 호소했다.
충북 건국대충주병원도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 제한에 들어갔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주말에도 문을 닫는다. 지난달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이 있었으나 5명이 사직하면서다. 충주지역 한 전문의는 “뇌출혈 등 중증 응급환자는 신경외과나 외과 전문의가 받쳐주지 않으면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위급상황이면 응급처리를 해서 1~2시간 정도 버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50대 간병인 김모씨는 “개인 병원 등에는 응급실이 없고 충주에는 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할 곳도 마땅치 않다. 만성적인 중증질환을 가진 사람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 이탈로 일부 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제한되면서 환자를 태운 119구급대가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서는 사례가 올해만 3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20일까지 119 구급대로 환자가 이송됐으나 병원의 거부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사례(재이송)는 3597건으로 집계됐다. ‘전문의 부재’가 1433건으로 전체의 39.8%를, ‘병상 부족’ 509건(14.2%), ‘1차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 493건(13.7%) 등이 뒤를 이었다. 병원이 없어 4차 이상 재이송된 사례는 지난 한 해 전체 발생건수(16건)를 훌쩍 넘은 23건 발생했다.
부산·수원·충주·춘천=오성택·오상도·윤교근·배상철 기자,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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