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골잔치로 감독 선임 잡음 없앤다

정필재 2024. 9.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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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5일 팔레스타인과 격돌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B조 첫 경기
손흥민·이강인·김민재 슈퍼스타 즐비
손, 韓 A매치 최다 출전 4위 등극 예고
홍 감독 “다득점으로 팬 기대 부응할 것”
팔, 랭킹 96위… 내전 겹쳐 훈련도 부실
한국, 대승 후 2차례 원정길 오를지 관심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 속에 출항한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아보겠다는 해외 명장들의 구애에도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 키를 맡기면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부정적인 분위기를 뒤엎을 수 있는 방법은 화끈한 승리를 넘어 월드컵 16강, 그 이상의 희망을 보여주는 일뿐이다.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맡고 처음 갖는 경기로, 팔레스타인전을 통해 홍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과 축구협회의 기술철학(MIK)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홍 감독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이고, 많은 분들의 기대가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득점이 이뤄지게 준비할 것이고,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홍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팬들이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축구대표팀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명단을 갖고 있다.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PSG)의 프랑스 리그1 우승에 힘을 보탠 이강인(23·PSG),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슈퍼스타가 즐비하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은 FIFA 순위가 96위로 대표팀(23위)과 격차가 큰 데다가 내전으로 리그가 중단돼 제대로 된 훈련조차 하지 못한 채 원정길에 올랐다.
전력 차이가 압도적인 만큼 팬들은 화끈한 경기를 원한다. 특히 손흥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손흥민은 A매치에서 48골(3위)을 넣어 통산 득점 2위인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50골·1위 차범근 전 감독 55골)을 바짝 추격 중이다. 또 손흥민이 팔레스타인전에 출전하면 A매치 128경기를 소화하게 되면서 이영표를 제치고 최다 출전 순위 단독 4위로 올라서게 된다. 손흥민은 “계속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하나의 기록이 될 수 있는 날, 승리로 장식해서 기억에 오래 남겨두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예군단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른다. 뉴스1
본격적인 출범에 앞서 원팀을 강조했던 홍 감독은 “주장 손흥민의 역할이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중요하다”면서도 “대표팀에 가졌던 무게감이나 역할을 좀 나눠 갖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많은 얘기를 하는 것보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선수들이 따라올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축구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유망주를 귀화시켜 팀을 꾸렸다.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는 덴마크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오마르 파라이(AIK)와 무스타파 제이단(로젠보리) 등도 스웨덴 각급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바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지만 내전 중인 팔레스타인은 국민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로 원정길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전쟁으로 경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게 우리가 축구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7일 출국해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다음 달 10일 열리는 요르단과 3차전에서는 전세기가 동원된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선수단과 파트너사 관계자, 취재진, 응원단이 탑승할 전세기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명의 원정단을 꾸리기로 했다. 요르단전 직후인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2013년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을 앞두고 안전확보 차원에서 전세기를 띄운 바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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