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R의 공포'…삼성전자·하이닉스만 25조 증발
美 경기침체 우려 속 亞 증시 일제히 하락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까지…반도체주 '와르르'
"내수주 중심 대응…저가매수 보다 우선 관망" 조언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한 달 만에 또 불거지자 코스피가 3%대 미끄러졌다.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우려까지 커지며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 역시 장 중 한때 7만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서둘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또 미국 경기침체 우려…코스피, 3% ‘미끌’
엠피닥터에 따르면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9일(종가 기준, 2588.43)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2600선을 내준 것이다. 코스닥 역시 28.62포인트(3.76%) 내린 731.75에 마감했다.
증시 약세는 전세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4% 내렸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0.67%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0.15% 내리며 저조한 모습이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47.2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했다. 여기에 그동안 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엔비디아를 둘러싸고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 당국의 반독점 조사까지 불거졌다.
게다가 일본이 금리인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며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공포도 다시 점화됐다. 시장에서는 오는 5일 ADP 고용과 6일 고용보고서 등 고용 지표까지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면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우려와 미국 주식시장의 대형주 집중도 하락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수익률이 둔화했다”며 “문제 해결을 당장 기대하기보다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 탐색 구간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변동성 레벨도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종목 1위(삼성전자)와 2위(SK하이닉스)가 모두 반도체주인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가 더욱 부진한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2500원(3.45%) 내린 7만원에 마감했지만, 장 중 한때 7만원대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밸류체인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무려 8.02% 하락하며 15만 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5일(15만 6100원) 이후 한 달 만의 ‘15만닉스’였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만 하루 만에 24조 7525억원이 날라갔다.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연초 이후 120%에 가까운 급등세를 탄 만큼, 주가 조정도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성장 가속도, 블랙웰 판매 지연에 의한 3분기 수요 공백 등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적 부침이 예상된다”며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9월은 전통적으로 힘든 달이었음을 감안할 때 시장에 민감한 엔비디아 주가의 단기적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성장주보다는 ‘내수주’ 같은 경기방어주를 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년 9월은 법인세 납부 등에 계절적으로 증시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저점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며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며 포트폴리오 투자 시 음식료, 화장품주 등 내수주 중심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밸류업지수 출시 같은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미국의 경기침체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을 이기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서둘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 조금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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