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산업·에너지 R&D 예산 5.5조 편성…역대 최대 규모
비효율 투자 대신 6대 첨단전략산업 등 증액
R&D 방향성도 개선…수요자 중심·시장성과↑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산업·에너지 연구개발(R&D) 예산에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701억원을 편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이 대한상의에서 기업 최고기술관리자, 대학·전문연·출연연 연구자, 전문기관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년도 R&D 예산 편성안과 투자 방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투자 대비 혁신 성과를 높이기 위해 ▲첨단 전략산업과 소부장 공급망의 초격차 기술 확보 ▲디지털·친환경 중심의 세계 최초·최고 기술 도전 ▲사람을 키우는 투자 확대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산업·에너지 R&D 사업을 재편해왔다.
내년도 산업·에너지 R&D 예산안은 올해 예산 대비 9.6% 증가했는데, 일반예산에 편성된 융자 방식 R&D 지원과 일부 사업의 우주항공청 이관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722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들어낸 비효율 투자 대신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6대 첨단전략산업과 소부장 공급망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예산을 각각 1600억원과 840억원 증액했다.
디지털·친환경 전환 중심 세계 최초·최고 기술 개발에는 1200억원을 늘렸고, 사람을 키우는 R&D에도 297억원을 더 편성했다.
지난해 구조개혁으로 축소된 지역혁신·성장사다리·사업화 R&D는 지원방식을 개편한다.
지역혁신 사업은 지역 단위의 '뿌려주기'식 지원이 아니라 산업 지형을 고려한 '초광역권 특화산업'을 수월성 기반으로 선별해 투자한다.
기업을 지원하는 성장사다리 사업은 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혁신성이 높은 과제를 더 많이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사업화 지원의 경우 CVC 투자연계사업 신설, 첨단산업 기술혁신 융자사업 확대 등 민간이 주도하는 투자·융자형 방식을 늘린다.
산업부는 지난 1월 R&D 혁신 방안을 발표한 후 신규 과제 사업자 선정 97.7%가 완료된 지난달까지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반영해 R&D를 개선해왔다.
우선 R&D 기획부터 수행, 평가까지 전 과정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했다.
기존에는 상세기술까지 기획해야 했으나 대상품목과 기술목표만 제시하고 연구 수요자들이 스스로 상세 기술을 정하는 품목 지정 방식을 새롭게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장 수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과제 공고도 연 1회에서 3회로 확대했다.
수행단계에서도 연구 수행 기업에 공동연구기관 구성과 연구비 배분 등 과제 진행 전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9개 과제에 시범 도입했다.
평가단계에서는 연구과제의 도전성과 혁신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부가 수행하는 무기명 자문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사업체계도 시장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개별요소 기술 개발과 비교해 시스템을 통합해 개발할 경우 상호 호환성이 높아져 개발된 기술의 활용도와 개발속도를 높일 수 있다.
산업부는 소규모로 파편화된 과제를 줄이는 대신 100억원 이상 지원하는 대형 통합과제를 기존 66개에서 247개로 확대해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공동 R&D와 인재 양성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MIT, 조지아텍 등 해외 우수 연구기관 6곳에 협력센터를 설치했고 글로벌 공동 연구과제도 247개 접수했다.
수월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R&D를 재편할 경우 신진 연구자가 소외될 우려를 고려해 신진 연구자와 기업이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과 공동 연구를 하는 신진 연구자 전용 R&D도 신설했다.
박성택 차관은 "산업난제극복을 위한 도전적 연구에 전체 신규 R&D 10% 이상을 지원해 민간의 실패 부담을 줄이겠다"며 "우수연구기관에 대해서는 공동연구기관 구성, 목표변경, 정산, 연구비 집행 등 자율성을 100% 보장하는 등 산업·에너지 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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