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 지수 스탠바이…‘숨은 수혜주’ 찾아라
우수·유명기업으로 이원화 전망, 수혜주 다양해질 듯
단기 접근 지양, 약세장 속 투자 대안 접근이 효과적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밸류업 지수가 이달 발표될 예정으로 증권가가 대응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 증시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밸류업 지수가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대표적인 밸류업 종목인 금융주를 넘어 다른 섹터의 종목도 관련 지수 구성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잠재적 수혜주에 대한 기대심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과거사례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주주가치제고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익성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을 고려해 구성 종목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기업 지수’와 ‘유망기업 지수’로 분리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등 논의가 막바지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11월에는 지수 연계 금융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이달 들어서도 엔비디아 쇼크와 경기침체 우려에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는데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증시를 끌어올릴 긍정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지수 발표가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종목으로 구성될지가 관심사다. 특히 이원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우수기업 지수’의 경우 금융주를 중심으로 대형 저PBR 종목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큰 반면 유망기업 지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대수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수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만큼 그 후보대상으로 볼 수 있는 유망기업 지수에 대한 리서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망기업 지수는 아무래도 액티브한 성격이 강해 벤치마크대비 종목 베팅의 자유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은 배당수익률, 주가순자산비율(PBR), 현금흐름,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자사주소각, 순이익률 등을 감안해 후보군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에 밸류업 수혜가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 종목을 유망기업 지수에 상당수 포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율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20%선을 넘기는 힘들며 10% 이하가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단기보다 중장기…“밸류업 본질은 주주가치 제고”
시장에서는 8월 이후 10대 그룹사를 중심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혜 업종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역시 자문단 회의를 통해 지수 구성 종목을 업종별 균형감을 가지되 기존 대표지수와 차별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 중심으로 공시된 기업가치 제고가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밸류업 지수 발표가 정체 국면에 들어선 증시를 깨울 만병통치약이 되기는 힘들다. 한국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밸류업 지수(JPX 프라임 150)를 발표한 일본의 경우 기대만큼의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염동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고 해당 기업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으나 관련 ETF 설정까지는 두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일본의 경우 밸류업 ETF에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지는 않았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통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이지 수급 집중에 따른 주가 상승이 본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밸류업 지수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도주가 실종된 상황인 만큼 지수 발표와 관계없이 밸류업 수혜주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 추세와 지수 상승세 둔화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밸류업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경험적으로도 9~10월에는 고배당주의 성과가 가장 긍정적이었다”고 조언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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