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주목한 韓 스타트업…'기업가 정신'으로 인류 문제 해결한다
사회 문제 해결하고 수익 창출까지…"기업가 정신 중요"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김도우 기자 = "두브레인(현재 사명 두부)의 대표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공부 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이었습니다. 발달지체 아동들이 방치된 현실을 목격하고 이들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어요. 그리고 '봉사활동'처럼 여겨질 수 있는 발달장애 아동 교육 서비스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그렇게 창업한 두브레인의 현재 기업가치는 1000억 원에 달합니다."
김용재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서울사무국장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시티프레너스'를 소개하며 두브레인 이야기를 꺼냈다. '2017년 시티프레너스 서울'에 참가한 두브레인은 아동용 인지치료 콘텐츠로 대상을 차지했던 스타트업이다.
WFUNA 서울사무국 입장에서 두브레인은 시티프레너스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한 팀이다. 사회 속 문제를 발굴 및 해결한 기업인 동시에 수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달성하며 산업적 가치도 증명했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은 문제를 해결하는 고민과 열정 그 자체"
UN과 WFUNA는 기후변화를 판단하는 16개의 티핑포인트(돌이킬 수 없는 지점) 중 5개가 '끊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금부터 노력해도 지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점점 더 벌어지기만 하는 빈부격차와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는 점점 '디스토피아'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디스토피아를 극복할 유일한 희망은 '기업가 정신'에 있다고 WFUNA는 판단한다.
WFUNA는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있는 유엔협회의 연맹체다. UN이 해결하고자 하는 여러 문제를 각 국의 정부가 아닌 시민 사회에 전달해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UN과 목표를 공유하는 WFUNA가 '기업가 정신'에 주목한 이유는 세계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 도출한 UN의 목표에 한계를 느껴서다. 정치·경제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지구촌 문제를 '기업가 정신'을 지닌 스타트업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사무국장은 "기업가 정신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고민과 그 열정"이라며 "디스토피아를 향해 가는 인류의 유일한 희망은 기업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은 미래 산업…지속 가능하도록 도와야
WFUNA 서울사무국은 민간에서의 변화를 이끌고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시티프레너스'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시티프레너스는 도시를 뜻하는 '시티'(City)와 기업가를 의미하는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의 합성어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키워 인류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이처럼 시티프레너스는 2015년 채택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항목을 기준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두브레인은 SDGs의 네 번째 항목인 '양질의 교육'에 부합한 기업으로 '인지 장애'와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브레인 외에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 정신'을 지닌 스타트업은 많다. 매년 20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시티프레너스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늘려 선발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수상했지만 사업성이 아쉬운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WFUNA가 판로 개척도 함께 고민한다.
휠체어 이용 아동의 이동권을 확장하는 토도웍스가 대표적이다. 토도웍스는 '2021 시티프레너스 임팩트 컬렉티브'에서 수상한 스타트업으로 SDGs의 열 번째 항목인 '불평등 감소'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사업 모델은 수동 휠체어에 전동 모터를 부착해 손쉬운 이동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하루가 다르게 몸이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휠체어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1년에 소비되는 휠체어가 많지 않아 토도웍스의 판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올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ISE 콘퍼런스에 동행해 UN에 이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WFUNA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하나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이유는 이들의 사업이 지속 가능해야 인류 전체의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김 사무국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을 무조건 지원을 필요로 하고 무언가가 부족한 대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미래 산업으로 보고 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재 WFUNA 아시아태평양 서울사무국장 약력 △2010년~2013년 -공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조교수 △2014년~2019년 -한중일협력사무국 대외협력담당관 △2020년~2021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세계전략연구회 연구간사 △2021년~현재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아시아태평양 서울사무국장 △2023년~2024년 7월 -가천대학교 스타트업칼리지 초빙교수 △2024년 9월~현재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겸임교수
■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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