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넘겨 받은 與 '청사진' vs 野 '국민 갈라치기'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4. 9. 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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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로 조정
요율 인상 세대별 차등화·모수 자동조정장치 도입 검토
국회로 넘어온 안 與 "의미 있는 진전" 野 "국민 갈라치기"
연금개혁 논의 본격화 전망, 與 "모수개혁 이번 정기국회에서"
野 "21대 국회 합의에서 출발해야" 오늘 구체적 입장 공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정부가 4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되, 세대별로 인상분을 차등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발표했다.

연금 제도 개편은 법률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연금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오게 됐다.

국민의힘은 21대에서 멈춘 연금개혁 논의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빠르게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하고,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모수개혁은 올해 안에 끝내자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세대별 차등화 등 정부안에 대해 크게 비판적이기에 정부안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료율 인상 세대별 차별화, 모수 자동조정장치 도입 검토

 
보건복지부는 이날 '2024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연금개혁 추진안을 심의 확정했다.

먼저, 모수개혁 부문의 핵심은 지난 1998년 9%로 인상된 뒤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보험료율을 4%p 올린 13%로 조정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세대별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보험료를 더 낸다고 할 때, 50대 가입자는 매년 1%p씩 올리고, 40대는 0.5%p, 30대 0.33%p, 20대 0.25%p씩 인상하는 방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세대별 차등화로 구체화된 것이다.

이번 개혁안에 근거할 경우 소득대체율은 40%까지 내려가는 방식에서 42%에서 멈추게 된다. 다만 이 수치는 지난 21대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제안한 소득대체율 50%나 더불어민주당이 마지노선으로 주장했던 45%는 물론, 여당이 주장했던 43%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정부는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구조개혁 부분에는 '자동조정장치'라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상황 등과 연동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의 모수를 법 개정 없이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가령 기금 사정이 악화됐을 때, 받는 연금 액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재정 안정성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안 놓고 뚜렷한 입장차, 여야 논의는 본격화될 듯

 
국민연금은 모수 조정부터 구조 개혁까지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하기에 연금개혁은 반드시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정부 개혁안을 두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정부안을 중심으로 여야가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안에 대해 "지속가능한 연금의 청사진을 결단력 있게 제시했다"며 "모수개혁에 더해 구조개혁의 방향까지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가 제시한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에 대해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나쁜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모수 자동조정장치를 두고서도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재정안정화장치가 도입되면 2030년 신규수급자 기준으로 연금 수급 총액이 17% 가까이 삭감된다"며 "고령층 국민의 생계 지탱하는 국민연금 총액의 17%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신,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여야가 22대 국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정부안 제출을 계기로 여야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 때 모수개혁에 대해서는 여야가 소득대체율 1%p 차이를 두고 협상이 결렬됐을 만큼, 접점을 좁혔기 때문에 이견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위 박수영 위원장은 "정부안은 논의의 출발점을 제시했다고 보고 여야 간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여야가 합의해 모수개혁을 완수하고, 내년 정기국회까지 1단계 구조개혁을 이뤄내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구체적으로 정부의 안을 비교해가면서 안을 만들 것이며 물론 저희의 출발은 21대 국회서 합의하고 제시했던 것으로 할 것"이라며 논의 방향을 시사했다. 민주당 소속 복지위원들은 오는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연금개혁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향후 논의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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