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에 치고 싶었는데…” 라팍 효과도 톡톡, 박병호에게 400홈런 의미는?

최민우 기자 2024. 9. 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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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38)가 타자 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 때 은퇴까지 고민했던 박병호가 삼성에서 야구 인생에 또 반전을 이뤘다. 그리고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내며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박병호는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KBO리그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최정(SSG 랜더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아울러 삼성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20홈런 타자 4명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박병호의 활약 속에 삼성은 두산에 7-3 승리를 거뒀다.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첫 타석부터 박병호는 호쾌하게 배트를 돌렸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최승용의 126km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스트라이크존 한 복판으로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박병호의 홈런이 나온 순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2만 4000명 만원 관중은 열광했다. 삼성은 전광판에 박병호의 400호 홈런을 축하하는 그래픽을 띄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경기를 마친 후 박병호는 “우중간으로 타구가 날아갔기 때문에 (안 넘어갈까봐) 조마조마하면서 1루로 뛰었다. 그래도 넘어가는 순간 안도하면서 베이스를 돌았다. 나도 400홈런을 의식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홈런이 나왔다. 내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홈런이라 굉장히 기뻤다”며 소감을 남겼다.

박병호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홈런왕을 6차례나 차지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 연속 홈런 1위에 올랐다. 이 기록은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박병호만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2022년까지 9시즌 동안 20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최장 기간 연속 시즌 20홈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박병호. 400홈런은 또 하나의 목표였다.

▲박병호가 400호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삼성도 전광판에 박병호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문구를 띄웠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는 “야구를 하면서 홈런왕도 해봤다. 통산 홈런 개수가 300개 후반으로 들어왔을 때는 400홈런을 달성하지 못하고 은퇴하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개인 목표를 세운 적은 없었지만, 400홈런을 돌파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며 기뻐했다.

동료들도 박병호에게 진심으로 축하했다. 박병호는 “뭉클했다. 동료 선수들도 진심을 다해 축하를 해줬다. 선수들도 내 기록이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경기 초반에 홈런이 나왔고, 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왔을 때 모두가 축하를 해줘서 고마웠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 다시 홈런을 펑펑 때려내고 있는 박병호다. 올 시즌 개막은 kt 위즈에서 시작했는데, 트레이드 이전까지 박병호는 3홈런에 그쳤다. 그런데 삼성으로 이적한 후에는 17홈런을 더 추가했다. 박병호가 친 20개 홈런 중 12개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기록됐다. 홈구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도 사실이지만,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3홈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3홈런, 고척스카이돔에서 2홈런을 때려낸 게 전부다.

▲KBO리그 400호 홈런을 친 박병호가 경기 종료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타자친화구장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것도 사실이다. 비거리가 많이 안 나와도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야구장이다. 나는 장타를 쳐야 하는 선수다. 현재 타격 컨디션이 좋은 건 구장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병호는 홈런을 때려내며 삼성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병호는 “나는 타율이 많이 오르지 않더라. 안타를 잘 못 쳐서 그렇다. 그래도 중요한 순간이거나 대량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올해 삼성 이적 후 햄스트링도 다쳤지만, 복귀한 이후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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