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인텔, 1나노대 공정 테스트 실패"...양산 시점 늦춰지나?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9. 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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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 시각)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 행사에서 팻 갤싱어 인텔 CEO가 자사 최신 AI반도체를 소개하고 있다./인텔 홈페이지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핵심 기술력으로 내세웠던 1나노대 최첨단 공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제품을 제조하는 테스트 단계에서 실패하며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4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인텔이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된 테스트 중에는 인텔의 18A(옹스트롬·1.8나노미터급) 공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통산 반도체 기업들이 대량 생산에 나서기 전에 파운드리의 제조 기술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브로드컴은 인텔 측 공정 기술 미달로 대량 생산으로 전환하는게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브로드컴 엔지니어들은 인텔 측 공정의 실행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수율이 저조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브로드컴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인텔 파운드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지만, 평가를 마치진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후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고객사를 늘려왔던 인텔 입장에서는 이번 테스트 실패가 신뢰도 추락의 악재로 여겨진다. 3년 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빠른 1나노대 공정 진입으로 단숨에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었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 18A 공정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이는 대만 TSMC, 삼성전자보다 일찍 1나노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테스트 실패로 인텔의 실제 18A 공정 양산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텔은 앞서 브로드컴 외에도 미디어텍, 마이크로소프트, 에릭슨 등 다수 고객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공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지만, 실제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인텔은 부진한 성적으로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독일에 짓기로 한 공장 투자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16억 달러(약 2조 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밝힌 인텔은 올해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 5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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