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尹 독재, 불행한 전철 밟게될 것”… 與 “협치 걷어차”

윤명진 기자 2024. 9.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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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만 자가 넘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의 대부분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기승전' 대통령이었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남탓' 연설이었다"며 "입법권 남용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대통령 거부권)를 헌법 유린으로 치부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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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 尹 정면 겨냥
40분 연설동안 ‘독재’ 5번 언급… “독도 내줄라” 친일 공세도 이어가
“檢이 홍위병 돼 야당 탄압 앞장”
대통령실 “괴담-궤변서 못헤어나와”
박찬대, 연설 마친후 이재명에 인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후 이재명 대표(가운데 아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약 40분간의 연설에서 ‘독재’라는 단어를 5번 사용하며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협치를 걷어차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민주당이 괴담과 궤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여야 당 대표 회담이 끝난 지 3일 만에 또다시 여야 간 정면충돌 국면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尹, 벌거벗은 임금님 같아”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만 자가 넘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의 대부분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여당은 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및 개원식 불참 등을 맹공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진행한 국정 브리핑을 언급하며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딱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속해서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 대통령도 결국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일’ 비판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일본과의 동맹을 착착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친일 정책에 힘을 얻은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을 더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다 독도마저 일본에 내주고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이 불거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해임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 등을 수사 중인 검찰도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은 권력을 지키는 홍위병이 되어 야당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에 대해서는 수백 건 압수수색하고, 별건에 별건까지 탈탈 털어대며 기소했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남발했다”고 했다.

● 대통령실 “위헌 법안 발의해 놓고 괴담-궤변”

여권은 즉각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위헌, 위법적 법안을 발의해 재의요구권을 유도했고, 당대표 방탄을 위해서 수사 검사를 국회로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당대표를 수사하는 검사와 판사까지 탄핵한다고 한다”며 “그런 당의 원내대표가 법을 거론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국민의 분노와 야당의 경고를 궤변으로 치부하나”라며 “현실에 눈 감고 민의에 귀 막은 대통령실의 적반하장이 참으로 한심하다”고 재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가 연설을 하는 동안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분열적 사고, 표리부동, 무책임” 등 독설을 쏟아낼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이야기 그만하시라”고 맞섰다. 연설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이상 못 듣겠다”며 자리를 떠나, 연설이 끝날 때쯤엔 국민의힘 의원 전체 108명 중 62명만 남아 있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는 “우선 협치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강조했다면 여야 대표 회담에서 나온 얘기를 더 발전시킬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기승전’ 대통령이었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된 ‘남탓’ 연설이었다”며 “입법권 남용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대통령 거부권)를 헌법 유린으로 치부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친일 프레임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형해화한 부분 역시 의회에서 언급하기에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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