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으로 근육 과부화 감지…산업재해 막고, 훈련 최적화 돕는다

홍아름 기자 2024. 9.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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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면서 흘린 땀이 건강을 보장한다는 말이 있다.

성균관대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진은 운동 중 흘리는 땀을 수집해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밴드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김동환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웨어러블 장치로 땀 성분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혈액 검사없이 땀의 특성을 측정하는 것만으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은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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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연구진, 혈액 검사와 같은 결과 확인
손목에 차는 밴드로 실시간 검사 가능
성균관대와 미국 노스웨스턴대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운동 중 땀을 수집해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밴드를 개발했다. 사진은 스마트 워치에 개발한 밴드를 장착한 모습./사이언스 중개의학

한미(韓美) 연구진이 땀의 산성도를 측정해 근육의 과부화를 감지하는 손목 밴드를 개발됐다. 근육이 과로 상태에 빠지면 밴드 색이 변한다. 상용화되면 건설 현장 노동자의 산업 재해를 막고 운동선수들이 훈련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환 성균관대 교수와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운동 중 흘리는 땀을 수집해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밴드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혈중 젖산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 젖산은 근육 세포가 탄수화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로, 운동할 때 피로 정도를 나타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젖산이 늘면 근육의 산성도가 높아진다. 근육의 산성도는 주로 혈액 시료에서 직접 젖산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시료 채취를 위해 주사를 이용해 환자의 거부감이 크고 감염 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피부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땀에 주목했다. 운동 중 실시간으로 땀을 수집하고 성분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장치를 만들었다. 땀으로 pH(산성도)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근육의 산성도가 높아지면 pH 수치가 중성인 7보다 낮아진다. 밴드는 피부 표면에 맞춰 쉽게 늘어나고 구부러지도록 만들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밴드와 맞닿은 부분에서 나온 소량의 땀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굵기의 미세통로를 따라 센서로 이동한다. 실시간으로 땀의 pH와 젖산을 측정하기 위해 밴드에 땀이 나는 시간을 측정하는 타이머 센서와 pH, 젖산을 각각 측정하는 센서 세 종류를 장착했다. 특히 pH 변화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pH에 따라 색 변화가 나타나는 염료를 실리카(이산화규소) 나노입자와 결합시켰다. 스마트폰으로 밴드 사진을 찍거나 전자 모니터를 부착하면 pH 결과를 읽을 수 있다.

연구진은 실내 자전거를 탄 12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밴드로 땀의 젖산염 수치를 측정했다. 동시에 혈중 젖산염 수치도 확인했다. 실험 결과, 땀의 젖산염 수치는 혈중 젖산염 수치와 일치하지 않았지만 pH는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땀의 pH는 운동을 하면서 심박수가 빨라질수록 숫자가 줄었다. 산성도가 높아진 것이다. 혈중 젖산 농도도 높아져 역시 산성도 상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부위에서는 pH와 혈중 젖산 농도 사이에 상관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은 자전거를 탈 때 다리 근육이 일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밴드를 발목에 채웠다. 김동환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웨어러블 장치로 땀 성분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혈액 검사없이 땀의 특성을 측정하는 것만으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은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동환 교수 연구진은 지난 3년 동안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다양한 인종의 땀 시료를 수집해 분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김 교수는 “한국과 미국 간의 물리적인 거리와 시차 차이로 공동 연구에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이메일이나 화상 미팅,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며 “해외 연구진과의 협업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개발한 밴드로 임상 실험을 진행하면서 무선 데이터 전송 기능을 추가해 원격 모니터링을 구현할 계획이다. 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성분도 포도당, 콜레스테롤, 전해질까지 넓히고, 식이나 수분 섭취, 수면과 상관 관계를 살피는 실험도 진행한다. 김 교수는 “땀의 성분을 실시간으로 살펴 근육 피로를 모니터링하고 훈련이나 재활 프로그램을 최적화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이미 비슷한 기술을 상용화했다. 로저스 교수가 공동 설립한 에피코어 바이오시스템(Epicore Biosystems)은 땀 손실과 전해질 수치를 측정해 탈수 여부를 알려주는 일회용 패치를 생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덥고 습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하는 데 이 패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로저스 교수는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ado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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