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재 취약 ‘기계식 주차장’, 소방설비 강화해야

경기일보 2024. 9.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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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철골 구조로 이뤄진 데다 스프링클러가 거의 없어 화재 시 겹겹이 쌓인 차량으로 순식간에 불이 번질 가능성이 크고 붕괴 위험도 높다.

철골 구조의 기계식 주차장은 층마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에는 건축물 내 기계식 주차장 면적이 200㎡ 이상인 경우 스프링클러와 같은 물 분무 등의 소화설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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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관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내 기계식 주차장이 화재와 중대 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건물과 붙은 채 건설된 안양시내 한 기계식 주차타워 모습. 윤원규기자


도심 곳곳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철골 구조로 이뤄진 데다 스프링클러가 거의 없어 화재 시 겹겹이 쌓인 차량으로 순식간에 불이 번질 가능성이 크고 붕괴 위험도 높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도내 기계식 주차장은 4천146곳에 이른다. 주차 면수로 11만1천984대다. 지난해에만 도내 110곳에서 기계식 주차장을 새로 설치해 주차 면수가 4천436대 늘었다. 도심의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기계식 주차장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법정 주차 대수를 충족할 수 있어 건축허가를 받기에 최적의 설비다.

안전성은 우려되는 게 많다. 화재나 중대 사고에 취약한데 관련 법이 너무 허술하다. 특히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철골 구조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콘크리트 기계식 주차장과 달리 층마다 완전히 막히지 않고 바닥이나 천장이 뚫려 있다. 구조가 수직으로 뻗어 있는 굴뚝 같은 공간이어서 불이 나면 연기와 화염이 빠르게 확산한다. 차량 자체가 화재하중이 커 낙하물, 구조체 붕괴가 우려돼 소방대 진입도 어렵다.

철골 구조의 기계식 주차장은 층마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에는 건축물 내 기계식 주차장 면적이 200㎡ 이상인 경우 스프링클러와 같은 물 분무 등의 소화설비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계식 주차장 바닥 면적이 200㎡ 이하여서 여러 층으로 나눠 있어도 한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된다.

기계식 주차장은 소방시설을 최대로 강화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화재나 중대 사고 발생 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관련 규정은 미흡하다. 스프링클러 1대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최근 전기차 화재가 줄을 잇고 있다. 전기차는 화재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주차공간마다 대용량의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방화벽을 만들어 화재가 옆으로나 위로 번지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해야 한다.

기계식 주차장의 핵심 제어센터인 컨트롤 룸의 화재방지구역 지정도 필요하다. 컨트롤 룸은 전기패널, 컴퓨터, 모니터 등이 있는데 현행법에선 컨트롤 룸에서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별도 구역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 날선(전선에서 절연체가 벗겨져 내부 전기 도체가 노출된 상태)과 관련한 규정 강화도 화재 방지에 중요하다. 기계와 차량의 빈번한 움직임으로 케이블의 마모 가능성이 크고,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철골구조 기계식 주차장과 관련된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관련 법률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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