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응급실 찾아 의료진 격려... “필수 의료가 인기과 되도록 전폭 지원”

이미호 기자 2024. 9. 5. 00: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북부 권역 담당 ‘의정부 성모병원’ 방문
尹 “필요시 예비비 편성”... 의료진 “남은 인력 피로감 높아져”
간담회 진행... “진료 난이도로 보상 받게 해달라”

응급실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직접 찾아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당초 4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현장 방문은 1시간 30분간 이어지면서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50분쯤 이곳을 방문해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에 대한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며 “고위험, 중증 등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의정부 성모병원은 의정부, 양구, 동두천, 포천, 철원 등 경기북부 권역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곳이다. 주변에 거주하는 어르신 비율이 높고, 군부대가 있어서 응급 환자가 많은 곳으로 통한다. 응급센터 내 59개의 병상이 있고 전담 의사는 현재 19명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에 도착해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과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1층 응급센터로 이동해 진료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근무 중인 의료진들을 향해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며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주중보다 주말에 응급환자가 더 많냐”고 물었고, 한 원장은 “그렇다. 지난 설연휴 때 40% 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추석 연휴에는 환자가 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열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이라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선생님들이 ‘번 아웃’되지(지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필수 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무엇을 하면 의료진 여러분들이 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이에 한 원장은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최 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함께 한 간호부장은 “흉부외과 등에 진료지원(PA)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못 받아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간호법이 통과돼서 당당하게 업무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PA간호사가 있어도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 병원장은 또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 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동안 수가 정책이나 의료 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응급센터가)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의료진을 격려하고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뉴스1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며 “의료진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어가겠다. 늘 긴장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날 동행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게는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이번이 9번째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 경기, 충남, 부산 등 지역의 다양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지난 8월 필수의료 수가인상, 향후 5년간 건강보험 10조원, 재정 10조원 투자계획 등을 발표한 바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