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비자마자 후보 15명 ‘우르르’…교육감 선거 벌써 진흙탕 싸움 예고
보수·진보 후보자 난립 재연
단일화도 결국 인기투표로
與, 직선제 폐지 법안 발의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 이뤄
선거 함께 치르는 제도 제안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진보 진영에서 10명, 보수 진영에서 5명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진보 진영의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다. 전날에는 진보 진영의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과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이 각각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에는 진보 진영의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했고,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 중앙대 교수,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일에는 최보선 전 서울시의원의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다.
보수 성향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은 5일 각각 교육청 앞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과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출마 의사를 밝혔고,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은 오는 9일 출마를 선언한다. 출마를 고민하거나 출마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은 보수 성향 인사들도 상당하다.
각 진영은 표 분산을 우려해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후보를 검증하고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개의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선호도 조사 결과 1순위자를 단일 후보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바른교육국민연합의 단일화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교육감을 인기투표로 뽑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수 후보의 단일화를 추진할 기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보수진영은 그동안 번번이 단일화에 실패하며 세 번 연속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패했다.
교육감 선거를 한번 치르는데 600억원 가량이 든다. 정지웅 국민의힘 시의원에 따르면 이번 보궐선거로 서울시교육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480억원, 출마 보전비용은 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이번 보궐선거 예상액을 선거관리경비 460억원, 보전비용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 2022년 선거 당시 보전비용까지 포함해 336억을 썼던 것에 비해 늘어난 액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 선거마다 후보자가 난립하고 막대한 선거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교육감 후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의 지원을 받지 못하지만,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너도나도 정치색을 앞세우면서 정치권보다 더 혼탁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감 후보 1인당 10억8000만원(2022년 기준)이 들어가는 선거비용으로 선거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고, 진영간 이념대결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점도 문제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를 이뤄 선거를 함께 뛰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및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4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시·도지사가 선거 출마 시 교육감 후보자를 지명해 함께 선거를 뛰고, 이후 당선 시 해당 인사를 교육감에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고 있지만 시·도지사 선거와 비교해 유권자 관심도가 낮다. 출마에 앞서 1년 동안 당적을 보유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들은 대부분 교육감을 임명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번 기회에 교육감 직선제 문제점을 직시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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