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발목잡는 채상병 특검법…"리더십에 달려"

김수민 2024. 9.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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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한 대표 자기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야권에서 해당 방식이 포함된 특검법을 먼저 발의하며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궁지에 몰린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3일 발의한 특검법은 한 대표의 제안대로 특별검사를 제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 관련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한동훈 지도 체제'에 대한 평가가 또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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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정치'로 당내 의견 수렴
친한계도 野 특검법 비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한 대표 자기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를 접견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한 대표 자기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야권에서 해당 방식이 포함된 특검법을 먼저 발의하며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궁지에 몰린 것이다.

야권은 한 대표의 제안을 반영한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권에선 "무늬만 제3자 추천 특검"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어떤 묘책으로 위기를 모면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3일 발의한 특검법은 한 대표의 제안대로 특별검사를 제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야당이 대법원장의 추천 4명 중 2명을 추리는 권한과, 이른바 '비토권'을 갖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안'을 수용한 발의안이라며 재차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해병대원의 억울함을 푸는 것은 정쟁이 아니다. 오히려 특검법을 반대하는 것이 정쟁"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야권의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선 당내 지지가 필수적이다. 당장 한 대표는 4일 당내 3선 중진 윤한홍·이양수·성일종 의원과 오찬을 갖고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또 오는 6일과 26일에도 중진 의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채상병 특검법 자체 발의를 줄곧 언급해 오던 한 대표가 좀처럼 당내 여론 합의가 이뤄 지지 않자 이른바 '식사 정치'를 통해 의원들을 설득해 가는 절차의 일환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제가 채상병 특검법에 한정된 건 아니고 의원들과 식사하며 현안 전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해당 방식이 포함된 특검법을 먼저 발의하며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궁지에 몰린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제22대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 사전환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의 모두발언에 박수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 대표가 당 중진들 설득에 나섰지만 여전히 당내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 역시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미진하다고 생각될 때 특검을 고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야당에 '비토권'을 부여하면서 '무늬만 제3자 추천'으로 전락했다"며 "결국 민주당이 미는 인사에게 특검을 맡기겠다는, 사실상 본인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야권을 비판했다.

결국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 관련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한동훈 지도 체제'에 대한 평가가 또다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당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돌파구를 찾는 것이 한 대표의 리더십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대표에게 남은 최대 관건은 의원, 특히 친윤계 의원을 설득해 낼 수 있는지 없는지다"라며 "의원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그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도 원래 당내 조직 기반이 없는 상태로 시작해 어찌 됐든 친명계 그룹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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