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81] I should be in that hole
“진정 서로를 믿을 때 속도가 붙는다(When people genuinely trust each other, speed happens).”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가 저서에 썼던 말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험지 100km를 적군의 눈을 피해 미군 부상자까지 수레에 싣고 이동했던 실화가 있다. 둘의 신뢰가 만들어낸 기적, 말 그대로 신뢰가 속도로 이어진 사례다. ‘더 커버넌트(Guy Ritchie’s The Covenant∙2023∙사진)’는 아흐메드와 존 킨리의 기적 같은 생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무기고를 수색해 처리하는 임무를 맡은 존 킨리(제이크 질렌할 분) 상사. 몇 달째 거짓 정보에 휘둘리며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흐메드라는 새로운 현지 통역사가 부대로 파견된다. 하지만 아흐메드는 작전 중에 존보다 먼저 의견을 제시하며 월권의 경계를 미묘하게 오간다. 무기고로 제보받은 장소, 아흐메드는 뒤져봐야 허탕이라며 철수하자고 한다. “여기선 못 찾습니다. 저 문 뒤 상황은 뻔히 압니다(You are not gonna find any here. I know what goes on behind these doors).” 부대원들은 아흐메드의 반응이 고깝다. “점쟁이 나셨네(The Oracle doth speak).” 그러나 아흐메드의 말대로 무기는 없다.
며칠 후 다시 제보받은 장소로 이동 중 진짜 탈레반의 무기고를 발견한다. 하지만 예상 못 한 병력 규모에 부대원을 모두 잃고 존과 아흐메드 둘만 살아남는다. 아흐메드는 총상을 입은 존을 수레에 싣고 험지 100km를 이동해 미군에 인계한다. 존은 미국으로 같이 오지 못한 아흐메드를 걱정하며 숨어 있는 아흐메드와 가족들을 구출하러 아프간으로 향한다. “이건 약속과 달라. 그 구멍에 있을 사람은 나야(That wasn’t the deal. I should be in that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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