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심야 응급실 찾아 "명절 연휴 의사들 번아웃되지 않도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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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속하는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해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 의사 선생님들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응급실 위기', '의료 공백' 사태가 확산한 후 윤 대통령이 병원 현장을 찾은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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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 사태 확산된 후 응급실 현장 찾은 건 처음
"늘 긴장 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속하는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해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 의사 선생님들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응급실 위기’, '의료 공백' 사태가 확산한 후 윤 대통령이 병원 현장을 찾은 건 처음이다. 국정 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다"고 언급한 지 6일 만으로, 의료 공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감안한 행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50분쯤 병원 응급센터를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응급실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늘 긴장 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담에서 응급의료센터장은 중증 응급환자 위주 진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을, 병원장은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병원 방문은 의료 공백 사태에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도권과 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응급실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의료계와 환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대응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추석 응급의료 공백 위기’에 대한 질문에 “의료 현장에 한번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여러 문제는 있지만 비상진료 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답변해 비판을 자초했다. 이후 고조되는 우려에도 “의대 증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이라고 일축해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자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회담에서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며 정부에 맞서 공조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에 정부는 2일 "전국 총계와 달리 세밀하게 들어가면 지역·기관별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의료 현장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이슈와 관련해선 별도의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증원을 통해 의사 인력 수급 균형을 맞춰야 응급실 진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의료계에선 의대 증원을 중단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입장으로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매년 증원을) 2,000명으로 고집한다는 건 가짜뉴스”라며 “(의료계가) 언제든 합리적인 안을 가지고 오면 열린 마음이라는 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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