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50] 정심(正心)과 중심(中心)
정심(正心)은 대학의 팔조목, 격물치지 성의정심(格物致知誠意正心)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임금의 바른 마음 하나에서 수신이 나오고 제가가 나오고 치국과 평천하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심이란 말 그대로 임금이 자기 마음에 그릇됨[邪]이 끼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그릇됨이란 사사로운 욕심이나 교만, 사치 등이다.
그런데 최고 지도자는 정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심(中心)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때 중심은 가운데나 센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중(中)은 가운데 중 자가 아니라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다고 할 때의 중 자이다. 중용(中庸)의 중이 바로 가운데 중이 아니라 적중할 중이다.
이 중(中)의 정치로 제나라 환공을 도와 부국강병을 실천한 인물이 관중(管仲)이다. 사마천의 ‘사기’ 세가(世家)에는 그 비결이 실려 있다. 관중이 말했다.
“영(令)을 내리기를 흐르는 물의 원천처럼 하면 (그 영은) 백성들의 마음에 고분고분 들어맞게 된다.”
실제로 사마천은 관중의 정치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백성들이 원하는 바가 있으면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그렇게 해주었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바가 있으면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그것을 없애주었다.”
백성들의 마음이 척도였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중심다. 정심의 심은 자기 마음이지만 중심의 심은 백성의 마음이다. 정심과 중심의 갭을 줄이는 것이 지도자의 마음가짐이다.
다시 사마천의 말이다.
“그가 정사를 한 것을 보면 재앙도 잘 처리하여 복이 되게 하였고 실패도 바꿔 성공으로 이끌었다.”
일정함[正]보다는 상황에 맞췄기[中] 때문이다. 그래서 관중은 말했다.
“내어줄 줄을 알아서 취하는 것, 이것이 정치하는 보배[政之寶]이다.”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대통령 모습에서 부중(不中)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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