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임수]中 전기차의 공습에 獨 공장 문 닫는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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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름 자체가 독일어로 '국민 차'인 폴크스바겐(폭스바겐)은 독일 제조업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친환경을 내세운 디젤차 등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자리를 지켰다.
특히 중국이 '죽의 장막'을 걷어낸 직후인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현지 자동차 판매 1위를 굳혔다.
한때 지구촌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한 대가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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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름 자체가 독일어로 ‘국민 차’인 폴크스바겐(폭스바겐)은 독일 제조업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친환경을 내세운 디젤차 등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자리를 지켰다. 첫 작품인 딱정벌레차 비틀은 세계 곳곳에서 공전의 히트를 거듭했다. 특히 중국이 ‘죽의 장막’을 걷어낸 직후인 1980년대 초반부터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현지 자동차 판매 1위를 굳혔다. 한때 지구촌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한 대가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였다.
▷이랬던 폭스바겐이 193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토인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한다고 한다. 아울러 대규모 인력 감축 방침도 확정했다. 폭스바겐그룹의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2일 “자동차 산업이 몹시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폭스바겐은 독일에만 6개 공장과 29만여 명의 직원을 뒀는데, 이 중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 1곳씩을 닫고 2만 명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이 37년 전 미국 공장을 폐쇄한 적은 있지만 자국 공장은 한 번도 닫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유럽 최대이자 세계 2위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의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블루메 CEO는 “새로운 경쟁자가 유럽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내 제조공장을 유지한다는 건 기업 경쟁력을 더욱 뒤처지게 만든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새로운 경쟁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상대도 안 됐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로 갈아탄 뒤 그럴듯한 디자인과 1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국 본토와 유럽 시장을 휩쓸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토종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유럽에서도 중국 전기차들의 점유율은 이미 20%를 넘어섰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비야디의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1년 치 실적을 웃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에 힘입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추격에 가속도가 붙었다.
▷내연차 중단을 서둘러 온 유럽연합(EU)의 정책에 맞춰 폭스바겐도 급히 전기차 전환을 선언했지만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임금과 과도한 복지의 함정에 빠져 생산성이 떨어지는 독일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폭스바겐의 아성을 무너뜨린 중국 전기차 공세에서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정임수 논설위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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