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계 흔든 인류세…“저항은 놀랍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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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만1700년 전 시작된 홀로세를 살고 있다.
인류세는 새로운 지질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다.
인류세실무단 과학자들은 지난달 부산 지질과학총회에 참석해 기존의 지질학계를 '인류세 회의론자'라고 부르며 격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지질학자들의 시간 개념에 견줘 아주 짧은 72년 전에 인류세가 시작됐지만, 기존의 층서학적 기준에 따라 수집된 결정적 증거가 많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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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만1700년 전 시작된 홀로세를 살고 있다. 서유럽과 미국 동부를 덮은 빙하가 후퇴하고 지구가 따뜻해진 시대다. 인류세는 새로운 지질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다. 노벨화학상을 받은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0년에 주장하면서 자연과학자는 물론 인문사회학자, 예술가의 공론장에 올랐다.
새로운 지질시대는 국제층서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에 실무단이 꾸려진 뒤, 소위원회와 국제층서위원회 투표를 거쳐 국제지질과학연맹에서 최종 비준된다. 인류세의 경우도 2009년 제4기 층서소위원회 산하에 ‘인류세실무단’이 꾸려져 지난해 10월 인류세 공인안을 제출했다. 캐나다 크로퍼드 호수를 일종의 대표 지층인 ‘국제표준층서구역’(GSSP)으로 하고,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급증한 1952년을 시작 시점으로 보는 안이었다. 하지만 이 안은 지난 3월 첫 관문인 제4기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됐다.
인류세실무단 과학자들은 지난달 부산 지질과학총회에 참석해 기존의 지질학계를 ‘인류세 회의론자’라고 부르며 격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지질학자들의 시간 개념에 견줘 아주 짧은 72년 전에 인류세가 시작됐지만, 기존의 층서학적 기준에 따라 수집된 결정적 증거가 많다고 반박했다. 그런데도 과학적 토론 없이 곧바로 투표에 부쳐졌고, 보고서 하나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얀 잘라시에비치 영국 레스터대 교수가 지난 6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쓴 글은 이번 사태의 배경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지질학계가 그려온 고요한 추상화를 (인류세 주창론자들이) 현대의 문제와 연관시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새로운 과학적 지식은 언제나 과거의 오래된 관점을 흔들기 때문에 인류세가 저항에 부딪힌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글·사진 남종영 환경논픽션 작가·기후변화와동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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