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욕먹는데...축구협회, '홍명보·손흥민 첫 기자회견' 진행 미숙에 아수라장 될 뻔

강은영 2024. 9. 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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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드디어 닻을 올리는 홍명보호의 첫 기자회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 뻔해 빈축을 사고 있다.

축구협회는 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결국 축구협회의 진행 미숙으로 영상 매체들은 기자회견장 상단 바로 앞에 몰렸다.

축구협회는 1시간 이상 진행 미숙을 보이며 불안함 속에 홍명보호의 닻을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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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가 드디어 닻을 올리는 홍명보호의 첫 기자회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 뻔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대로 된 취재 가이드라인이 없어 자칫하면 안전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됐다.

축구협회는 4일 오후 5시 30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더욱이 홍 감독이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을 소집해 손흥민과 함께 역시 처음으로 언론에 나서는 자리였다. 수많은 언론 매체가 몰려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이 경질된 이후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를 거쳐, 정식으로 홍 감독 체제의 대표팀이 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홍명보호에 여전히 비판 어린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미디어 입장을 허가했다. 100여 명에 가까운 취재진은 홍 감독과 손흥민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일찌감치 기자회견장을 찾은 영상 매체들은 더 좋은 앵글을 잡기 위해 분투했다. 최적의 자리를 두고 매체 간 신경전을 벌이는 건 당연했다.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기자회견장에서 영상 취재진들이 대한축구협회의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지 못한 채 카메라 위치 확보를 위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들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촬영할 예정이었다. 강은영 기자

결국 축구협회의 진행 미숙으로 영상 매체들은 기자회견장 상단 바로 앞에 몰렸다. 이들 촬영기자들은 축구협회 측에 카메라 위치 조정 등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지 못했다. 많은 카메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축구협회는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사진기자들까지 합류한다면 아수라장을 넘어 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렸는데도 말이다.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훈련받는 선수들을 촬영하느라 기자회견장에 아직 들어서지 않은 상태였다. 취재 경쟁으로 인해 사진·촬영기자들이 한꺼번에 뒤엉키면 사고로 이어질 게 뻔했다. 축구협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교통정리를 해줘야 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본보 기자가 축구협회 측에 여러 우려에 대해 항의했다. 그럼에도 축구협회 관계자는 "AFC(아시아축구연맹) 규정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번 월드컵 3차 예선과 아시안컵 중계권을 가진 AFC 측은 이날 홍 감독과 손흥민의 기자회견을 영상에 담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국내 영상 매체들과 혼선이 불거진 것이다.

교통정리가 된 건 기자회견 시작 불과 15분 전이었다. 축구협회는 1시간 이상 진행 미숙을 보이며 불안함 속에 홍명보호의 닻을 올린 셈이다. 사정을 알리 없는 홍 감독과 손흥민은 기자회견장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의아했을 듯하다.

축구협회는 최근 홍 감독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한 채 홍명보호를 출항시켰다. 일각에선 홍 감독이 국민들의 지지는 고사하고 대표팀 선수들에게조차 힘을 받지 못할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여러 논란 속에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자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축구협회를 들여다보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축구 팬들조차 '경기 관람 보이콧'을 외치며 축구협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선 의지가 없어 보이는 건 왜일까.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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