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도 바다에도’ 풍력발전기…무분별한 허가 때문?
[KBS 광주] [앵커]
해남의 조용하던 시골 마을이 풍력발전기로 둘러싸일 상황에 놓이면서 주민들과 개발업체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싼 산과 바다에 25기의 풍력발전기가 세워지는 건데, 주민들은 애초에 사업 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다와 인접한 해남의 농촌 시골 마을입니다.
4년 전 이 마을 주변에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사업 허가가 잇따라 나면서 조용하던 마을이 걱정에 휩싸였습니다.
[박병주/해남군 매계마을 이장 : "이 동네에서 어떻게 살라고 살아가라고 정부에서는 아무 대책도 없이 허가를 이렇게 무작정 내준다는 건 말이 안 되는거죠. 저희 마을이 지금 해상과 육상풍력으로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주민 동의서에서 반대가 찬성으로 바뀌는가 하면, 찬반 투표의 합계가 전체 주민 58명을 넘는 70명으로 집계되는 등 엉터리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별다른 제지없이 전기사업 승인이 났습니다.
[해남군 관계자/음성변조 : "이격 거리는 전기사업 허가받을 때는 사업에 대한 허가를 할 때는 이격거리는 보지 않고요. 그래서 사업에 대한 허가를 판단할 때는 그 사업자의 결격사유, 재무 능력, 기술 능력, 제반 사업수행 능력 정도를 판단해서."]
산자부가 발전사업 허가시 사업자의 사업수행능력만 볼 뿐 주민동의나 이격 거리 등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잇따르면서 주민 의견 반영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군 신재생에너지 담당자/음성변조 : "(허가) 기준만 맞으면 군에서는 해줄 수밖에 없다. 조례하고 법 규제에 맞게끔 협의가 되고 하면 주민 의견은 의견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상황이. 제도적으로 군에서도 (의견수렴절차에 대한 조례를) 만들 필요는 있어요."]
풍력 발전사업이 확산하면서 농촌 마을 주민들과 개발업자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허재희 기자 (to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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