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에 2백 원”…올해도 ‘논 갈아엎기’

백상현 2024. 9. 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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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폭염의 기세가 가시고, 어느덧 농촌 들녘은 수확을 앞두고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쌀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는데요.

곳곳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애써 키운 벼를 갈아엎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누렇게 물든 논 위로 트랙터가 지나가자 잘 영근 벼가 힘없이 쓰러집니다.

수확을 코앞에 두고 멀쩡한 논을 갈아 엎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쌀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산지 기준 쌀값은 80kg에 수확 철인 지난해 10월 21만 7천 원에서, 지난달에는 17만 7천으로 18% 넘게 떨어졌습니다.

90그램, 밥 한 공기로 따지면 2백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기름값 등 생산비와 물가는 크게 올랐습니다.

[이정환/부여군 농민 : "벼를 생산하는 것보다 수확(하고) 베는 게 값어치가 안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지금 이게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올해 쌀값 하락의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쌀 소비량 예측 실패 때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쌀 소비량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정부가 수입 쌀을 무조건 들여온 탓이 크다며 쌀 수입을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장하라! 보장하라!"]

또,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 작물 생산을 유도하는 건 효과가 없음이 증명됐다며 산지 쌀값을 80kg 당 26만 원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종락/부여군 농민협의회 의장 : "대체 작물로 콩이라든가 이런 걸 많이 심는 데도 불구하고 쌀값이 이렇게 하락하는 것은 제 상식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농민들은 정부 대책이 나올 때까지 예산과 보령 등 다른 시·군에서도 논 갈아엎기와 집회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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