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거품이다? "무수히 많은 AI 서비스 나올 것"
[2024 미디어의 미래] 강정수 블루닷 AI센터장 "AI 경제 생태계 구축될 것"
검색 AI 도입한 네이버 "이용자 의도 이해나 맞춤형 서비스 가능해진다"
언론사-빅테크 기업 공존 위한 노력 필요 "AI 품질 위한 상호 협력 필요"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AI 무용론·거품론이 불거지고 있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가 세상에 나온 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수익성은 부족하고 이용자 실생활에 도움되는 일은 크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AI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기도 전에 무용론을 제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I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며, 챗GPT 외 새로운 AI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정수 블루닷 AI센터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AI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했다. 강 센터장은 “(생성형 AI에 대한) 미국 월가 기관투자자의 인내심이 바닥에 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아직 챗GPT를 업무에 도입한 기업은 5% 수준에 불과하다. AI는 범용기술이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했다.
강정수 센터장은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앱스토어가 만들어지고 나서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경제 생태계가 꾸려졌다고 밝혔다. 즉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강 센터장은 “무수히 많은 AI 서비스가 시작되는 단계고, 챗GPT 외 다른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강정수 센터장은 이용자 실생활에 도움 되는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앞으로 20개월은 지난 20년 동안 인터넷에서 있었던 변화만큼 달라질 것”이라며 “일본 오사카 여행계획을 세워달라고 하면 기본적인 여행 일정에 호텔·비행기 예산까지 제시하는, 복잡한 질문을 해결해주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수 있다. 이런 에이전트 서비스는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일반 이용자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네이버·LG유플러스·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들 역시 생성형AI가 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한국어에 특화된 LLM(대형 언어 모델)을 구축해 자체 AI 서비스 큐(CUE)를 지난해 출시했다. 큐는 '김치찌개를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와 재료 구매처를 알려줘', 'OTT를 저렴하게 구독하는 방법을 알려줘' 등 복잡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또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키워드나 경향성을 검색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예컨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우연일까?'를 검색하면 과거에는 웹툰 검색결과가 먼저 노출됐지만, 최근엔 이용 패턴을 분석해 드라마를 우선 노출시키는 것이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LLM은 네이버 각 파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시간 싸움인데, LLM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어떤 유용한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부문장은 “향후 자동화된 LLM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이용자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AI를 활용한 TV 광고를 제작하는 등 AI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김영호 LG유플러스 통합브랜드마케팅팀 책임은 “AI로 제작한 광고를 신문 지면에 게재하고, AI를 활용한 옥외광고도 나왔다. LG유플러스 임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AI 카피라이터'도 운영하고 있다”며 “AI로 마케팅 전 부문을 혁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 책임은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AI 나이비스를 학습하고 있다면서 “AI TV 광고가 나온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2~3개월 동안 이 모든 일이 이뤄졌다. AI로 TV광고를 제작하는 도전이 상징적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AI가 확산됨에 따라 여러 부작용이 불거지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딥페이크 역시 AI를 활용한 것이며, 논문을 작성하는 데 챗GPT의 도움을 받은 것이 드러나 논문이 취소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최윤석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테크PM(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은 AI를 통해 유튜브 영상이나 기사를 간단하게 요약하는 등 AI가 이용자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AI에 대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며 책임 있는 AI 활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윤석 PM은 “책임감 있는 AI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최근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등은 협약을 맺고 대선 과정에서 딥페이크 기술이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자고 약속했다. AI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윤석 PM은 AI 기술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위해 언론사 등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기업이 빅테크 기업과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 PM은 “(언론사 등은) AI가 콘텐츠를 학습하지 말라고 막고, 누군가는 잘못된 이야기를 퍼트리려 하고 있다”며 “결국 양질의 콘텐츠는 막히게 될 것이고, 나쁜 콘텐츠가 더 많이 퍼질 수 있다. AI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무조건 학습을 막는 게 아니라,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효율적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훈 카카오 AI 세이프티 리더는 안전한 AI 활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리더는 “안전성이 떨어지는 AI는 선택받지 못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시장 논리이지만, 시장을 역행하는 음지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위해 규제 등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AI 모델이 발전하면 인간의 통제력이 상실될 수 있는 우려도 있기 때문에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했다. 김 리더는 AI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과 이용자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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