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졌다는 홍명보, 증명의 시간

황민국 기자 2024. 9. 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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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밤 팔레스타인 상대 월드컵 亞 3차예선 첫발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오른쪽 큰 사진)이 3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훈련하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휘 능력도 그때와는 …” 복귀전서 팬심 돌리기 숙제 안은 홍명보, 자신만만 출사표
유럽파 총출동, 손흥민에 적극적인 골사냥 주문…‘약체’ 상대 승리는 당연, 압도적 경기력 보여야
주민규·오세훈 원톱 경쟁…공격적 수비 조합 예상 속 최우진·황문기 등 데뷔전 가능성도


“11년 전보다는 감독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북중미를 향한 첫 출항에 나서는 홍명보 감독(55)의 화두는 ‘발전’이다. 2013년 한 차례 한국 축구를 맡았던 그는 늘어난 자신의 흰 머리만큼 능숙해진 지도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팔레스타인과 1차전이 바로 그 무대다.

18개국이 3개조로 나뉘어 치르는 3차예선은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 8.5장 중 6장 주인공이 결정되는 사실상 최종예선이다. 팔레스타인전에서 3차 예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홍 감독 개인에게는 대표팀 부임 과정에서 휩싸인 공정성 논란을 풀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나 개인에게 중요한 경기보다는 한국 축구에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홍 감독이 5일 팔레스타인전에 이어 10일 오만과 원정 2차전까지 연승 신바람을 낸다면 팬심도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데뷔전이었던 2013년 7월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에선 0-0으로 비겼던 터. 당시에는 국내파 위주로 경기를 치르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엔 유럽파까지 총동원한 만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B조 6개국에서도 약체로 분류되기에 패배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 홍 감독도 이 부분을 감안해 3일 훈련 시간을 오후 7시로 늦추며 완전체 훈련 일자를 하루 더 확보했다.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내용도 놓치면 안 된다. 월드컵 예선 진출의 난이도가 예전보다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본선 경쟁력 완성을 위해선 매 경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기존 전술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자신 만의 색깔을 보여주려면 전술의 디테일이 남달라야 한다는 점이 쉽지는 않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홍 감독은 핵심 전력인 ‘캡틴’ 손흥민(토트넘) 기용법에 승부를 건다. 손흥민이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왼쪽 날개로 포지션을 고정하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홍 감독은 과거에도 손흥민을 왼쪽 날개로 기용했지만, 당시에는 단순 볼 운반과 측면 크로스를 주문했다. 이번엔 손흥민에게 적극적으로 골 사냥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축구라는 종목에 걸맞는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들도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사실상 국가대표에서 퇴출된 황의조(노팅엄) 이후 적임자를 찾지 못한 최전방 골잡이가 대표적이다. 이번 소집에선 주민규(울산)와 오세훈(마치다젤비아)이 주전을 다투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이타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한 팀으로 어우러지느냐가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풀이된다.

팔레스타인전 콘셉트가 공격을 주도하는 축구인 만큼 측면 수비수도 평소보다 공격적인 구성이 기대된다. 붙박이 주전인 설영우(즈베즈다) 외에는 정해진 선수가 없다. 상황에 따라선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최우진(인천)과 황문기(강원) 등이 데뷔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홍 감독은 “안정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인 선수들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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