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나온 9월 모평…“본수능은 어려울 것”
“수험생 낙관 경계”…역대급 n수생 몰릴 수능 변별력 촉각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의 국어·수학·영어 영역 난도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모의평가를 통해 가늠한 수험생들의 수준과 “국·수·영 모두 난도가 높다”는 지적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교사들은 “수능에선 난도가 올라갈 수 있다”며 수험생들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4일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가 전국 2154개 고교와 523개 지정학원에서 실시됐다. 이날 모의평가 실시 직후 교사·수험생·사교육계 모두 “6월 모의평가보다 국·수·영이 전체적으로 평이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EBS 강사인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킬러문항 제외 등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험생 부담을 줄이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어 영역은 수험생들이 지문읽기·문제풀이에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해 난도를 낮췄다.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이날 “지문 정보가 비교적 명시적으로 제시돼 있는 등 시간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경감되도록 안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블록체인을 다룬 11번 문항, 정신분석학적 관점이 소재로 등장한 16번 문항 등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나치게 높은 난도를 유지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영어 영역도 9월 모의평가에서 난도가 낮아졌다. 6월 모의평가의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이 1.47%에 그치면서 절대평가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통상 과목별 1등급 비율은 4~5%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이번에는 일부 문항의 지문 길이가 짧아지면서 수험생들의 문제풀이 시간 확보가 6월보다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EBS 강사인 김수연 한영고 교사는 “영어는 6월보다 지문이 짧아져 난도가 낮아졌다고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빈칸 추론 문제인 31번, 34번 문항이 수험생들 사이에선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인 수1, 수2의 난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계산량이 다소 줄어들면서 수험생들이 6월보다 쉽다고 느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성학원·유웨이 등 사교육 업체도 수학 영역 난이도를 ‘다소 쉬움~쉬움’으로 분석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어렵게, 9월 모의평가는 다소 쉽게 출제되면서 수능의 변별력 확보가 수험생들의 큰 관심사가 됐다. 어려운 6월, 쉬워진 9월 이후 ‘불수능’으로 이어진 2022학년도 수능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의대 증원에 따른 대규모 n수생 유입이 예상돼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 확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오는 9일부터 대학별 수시모집이 시작되면서 6·9월 모의평가 결과가 수험생들 진로 선택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에선 전형에 따라 수능 최저기준이 적용된다. 윤 교사는 “(학생의 성적 수준을)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평균 정도로 보는 게 이상적”이라며 “(9월 모의평가가 쉬웠다고) 수능이 쉽게 출제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쉬운 9월 모의평가에서) 성취감을 크게 얻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김원진·탁지영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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