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상황 악화될 가능성 명확히 확인”

고려대 안암병원 방문

“신속한 대책 없인 붕괴 직면
정부 정책 전면 재검토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4일 의료 현장을 둘러본 후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의대 증원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급하게 추진하면서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고 정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응급의료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았다. 이 대표는 전문의들과 1시간가량 간담회를 하며 현장 상황에 대해 들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근본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하지 않으면 의료 현장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붕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개혁을 하려면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설득, 대화,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데 (정부에서) 그런 걸 다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급하게 강경하게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의 방향이나 지향은 바람직하지만, 규모나 기간 등에서 합리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급하게 추진돼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의료개혁의 목적 그 자체와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의 규모 또는 기간을 어떻게 분산할지, 지역 공공 필수의료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려해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 협의기구를 구성하는 데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저도 공감했던 부분”이라면서도 “추석 전에 실효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했다. 또 “용산의 태도가 너무 요지부동이라 과연 이런 대화나 노력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자괴감까지 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