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진에 피부병까지…아물지 않는 전기차 화재 상처
[뉴스리뷰]
[앵커]
전기차 화재로 대피생활을 하다 집으로 돌아온 인천 청라 아파트 주민들이 원인 모를 피부발진 등으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온 분진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불이 난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평범했던 일상은 아직입니다.
여전히 고통 속에 지내고 있는 주민들을 한웅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이들의 물건이 놓인 선반.
멀쩡해 보이지만 손을 대자 까만 분진이 묻어 나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난 불로 모텔에서 지내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요즘 분진 가루와 싸우고 있습니다.
청소 업체가 다녀갔지만, 며칠 뒤 피부에 가려움을 동반한 붉은 반점이 올라왔습니다.
< A씨 / 아파트 주민> "팔 하고 허벅지 안쪽 부분에 피부 발진이 좀 올라오더라고요."
다른 주민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증상이 급증했습니다.
삼남매를 키우는 A씨는 미루고 미루다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왔지만 분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미세 분진이 섬유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이 사용하던 침구류와 옷 등은 결국 모두 버렸습니다.
< A씨 / 아파트 주민> "빨간 점 처럼…얼굴이라든지 목이라든지 등 특히 아기들은 전신에 다 나타나더라고요. 저희도 아이들은 들어온 지 이틀 됐지만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그게 좀 염려스럽긴 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진과 싸우다 보니 집 안 환기구는 모두 막혔고, 가재도구 역시 대부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지하주차장 일대에선 유독가스를 지상으로 빼내는 배풍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창문도 열지 못하고 공기청정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 A씨 / 아파트 주민> "이거는 세척이 안 돼 있어서 문을 함부로 못 열어요. 분진가루가 집 안으로 들어오니깐."
샤워기 한 곳을 제외하고는 온수도 나오지 않아 빨래나 설거지 등 생활 불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숙박 시설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 B씨 / 아파트 주민> "집에서 온수가 안 나와서 빨래 제대로 못 하고 세탁소 가야 되고. 마음은 그냥 다 버리고 싶어요. 애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깐."
주민들의 고통에도 분진 피해에 대한 보상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불이 난지 한달여….
화재로 빼앗긴 일상을 되찾기 위한 주민들의 고군분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영상취재기자 이상혁]
#전기차_화재 #분진 #피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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