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영광을, 입으로는 품격을…‘끝판왕’ 위엄 뽐낸 신진서 9단

정세영 기자 2024. 9. 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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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농심배) 기자회견.

신 9단은 "한국 팀에서 4연패를 하고 있어 부담감이 드는 것 사실"이라면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지금까지 중국 세가 강해서 처음에 고전했다. 이번엔 첫 주자가 힘을 내면서 먼저 기선 제압을 했으면 한다. 일본도 세계대회에서 잘하고 있다. 재미있는 농심배가 될 것 같다"고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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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4일 오후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농심배) 기자회견 질문을 듣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중국 옌지 = 정세영 기자

"신진서 9단, 이번 대국에선 힘을 빼고 둘 수 있나요?"

4일 오후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백산수 공장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농심배) 기자회견. 현장 취재진의 관심은 단연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에 쏠렸다.

신 9단은 대회 5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의 에이스. 신 9단은 올해 2월 끝난 25회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사상 최초의 ‘끝내기 6연승’을 거두는 등 그간 농심배에서 한국 뒷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신 9단은 "한국 팀에서 4연패를 하고 있어 부담감이 드는 것 사실"이라면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지금까지 중국 세가 강해서 처음에 고전했다. 이번엔 첫 주자가 힘을 내면서 먼저 기선 제압을 했으면 한다. 일본도 세계대회에서 잘하고 있다. 재미있는 농심배가 될 것 같다"고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신 9단을 향한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신 9단의 ‘탁월한 실력’을 인정하는 질문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우승 많이 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힘을 좀 뺄 생각 없는지’라는 중국 기자의 질문이 대표적.

그런데 신 9단은 여유 있게 받아쳤다. 신 9단은 "힘을 빼고 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중국과 일본 기사들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누구와 둬도 질 수 있는 상대들인데, 농심배에선 유독 내 성적이 좋았다. 리쉬안하오 9단과 많은 판수를 통해 상대를 많이 알아보고 싶은데 3판밖에 못 둬 아쉽고 이번에 만나게 된다면 마지막(주자)이 될 텐데 재밌는 승부가 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대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할 국가의 선수를 칭찬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

현재 농심배 16연승을 질주 중인 신 9단은 연승 행진에 대한 질문에도 "기록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있다. 개인전이나, 세계대회가 중요하지만, 농심배는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전이다. 지금 아직 더 욕심이 난다. 이번 대회까지는 연승을 깨지지 않게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농심배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바둑 국가대항전.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 출전해 이기는 선수는 계속 두고, 진 선수는 탈락하는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옌지시에서 1차전이 진행되며, 11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2차전을 거쳐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3차전에서 최종 우승국을 가린다. 대회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다. 한국은 총 이 대회에서 16차례나 우승했고, 중국은 8회, 일본은 1회 패권을 차지했다.

한국은 5일 오후 열리는 개막식에서 중국과 첫 대결을 치른다. 한국은 설현준 9단, 중국은 커제 9단을 1국에 내세운다. 홍민표 감독은 "농심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 예상된다.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 같다. 감독으로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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