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대 ‘뚝’…세계 증시 다시 요동
엔비디아 -9.53% 충격파에 아시아 증시 휘청…일각선 “거품 빠지는 중”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4일 한국과 일본 증시가 3~4%대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또다시 요동쳤다. 금융시장에서는 ‘검은 월요일’(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에 경착륙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아닌, 과도했던 기대가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역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한 지난달 5일 이후 낙폭을 회복했으나 한 달여 만에 2600선이 또 무너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865억원, 기관은 7308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개인만 1조6486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전자’로 떨어졌다가 3.45% 하락한 7만원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8.62포인트(3.76%) 내린 731.75로 마감했다.
일본의 하락 폭은 더 컸다. 닛케이225 지수는 1638.70포인트(4.24%) 떨어진 3만7047.61에 마감했다.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 급락 요인을 더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가 ‘파랗게’ 질린 직접적 원인은 전날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 때문이다.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의 예상치(47.5)보다 낮은 47.2를 기록해 주식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이 수치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제조업황의 위축 상태를 가리키는 50 아래를 밑돌았다.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0%로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7월보다 하락한 수치다.
이에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은 1.5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12%, 나스닥지수는 3.26% 하락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을 견인한 인공지능(AI) 관련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3%나 떨어져 하루 사이 시가총액 2789억달러(374조원)가 증발했다.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총 손실 기록으로, 이 여파를 고스란히 아시아 증시가 받은 모습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제조업 경기 부진이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침체에 진입할 확률은 낮다”며 “미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흐름 등이 경기 침체를 방어해줄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 하락이 경기 침체보다는 그동안의 거품이 걷히는 과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둔화할 여지가 있지만 8월 소비와 2분기 성장률이 좋았다”며 “AI 기술주의 고평가가 핵심이다. 그동안 기대가 과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6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미국 대선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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