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돌아보기]2034년 ‘교사 1인당 학생 수’ 세계 1위
지난달 29일 ‘2024 교육기본통계’가 발표됐다. 올해 4월에 전국의 초중고 학교 정보를 조사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초등학교 학생 수는 249만5005명으로 전년도 260만3929명에 비해 10만8924명 감소해 4.2% 줄었다.
전국에 초등학교는 6183개로 전년보다 8개 학교가 증가했다. 학교는 증가했지만 1학년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128개로 전체 학교의 2.1%이다. 전교생이 1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73개교로 1.2%,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는 640개교로 10.4%, 60명 이하인 학교는 1511개교로 24.62%이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통계는 초등의 경우 전년에 비해 0.6명 줄어 12.7명이다. 국내 통계는 수업하지 않은 교원도 포함된다. OECD 기준으로는 14.8명 정도 된다. 2023년 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교사수급계획의 정책 목표는 2030년까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OECD 상위 10개국 수준인 12명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2020년 OECD가 발표한 교사 1인당 학생 수 데이터 중 10위인 나라는 덴마크로 12.1명이다. 교육부가 2023년 4월25일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에 의하면 이번 정부 기간인 2027년이면 우리나라 초등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2.4명이 된다. 13위인 벨기에 수준이 되는 것이다. 2028년에도 초등학령인구는 17만명 준다. 다음 정부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초등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1.5명으로 9위가 될 것이다. 기존 9위인 포르투갈 12.1명을 추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추세면 1위인 그리스의 8.37명을 2034년에 추월해 세계 1위가 된다. 2034년 우리나라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8.30명이 될 걸로 예상된다. 통계청 학령인구 저위 추계에 의하면 2034년 초등학령인구는 125만명으로 2024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고려하면 우리는 앞도적인 세계 1위가 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초중고 교사들의 정원을 매년 1%씩 줄이고 있다. 이 정부 기간 동안 5%의 교사 정원을 줄일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교원수급을 위한 정책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정책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이 정부의 교원수급 정책 기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나기 맞지 않기 정책’이다. 사용 가능한 정책카드를 모두 사용하여 이 정부 아래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행정적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번 발표의 특이한 점은 주요 교육지표 중 취학률이 사라졌다. 작년까지는 매해 발표했던 자료이다. 2023년 초등학교 취학률이 99.8%라는 경이적인 숫자가 나왔다. 아마 올해는 100%가 넘었을 것이다. 조사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통계청의 취학적령인구를 사용했다. 통계청의 초등학령기 인구는 248만4793명,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학생 수는 249만5005명이다. 100.4%가 취학한 것이다. 급격한 인구감소 시대에 전통적인 방식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 중에서 보여주고 싶은 정보들만 제공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정보는 숨기거나 발표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교육정책을 비평하는 입장에서는 기초 정보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직접 생성하거나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의 변화 내용을 비교해서 숨기고 싶은 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일거리를 많이 줘서 감사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문제를 제대로 직면하고 해결방안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 학생 수 감소는 이번 정부에서 끝나지 않는다. 통계청 추계에 출생아 수 최저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통계청이 사용하는 모델에 의한 것이지 실제로 근거가 있어 최저점이 생기고 반등하는 것이 아니다. 긴 안목에서 제대로 된 교사수급 정책 목표를 세워야 할 시점이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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